사설

[사설] 靑 경제팀, 현장 경기 대통령에게 정확히 전해야(2018.11.22.)

joon mania 2018. 12. 26. 16:38

[사설] 靑 경제팀, 현장 경기 대통령에게 정확히 전해야(2018.11.22.)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 회의에서 최근 경제 상황과 관련해 현장에서 느끼는 실물경기 심각성과는 동떨어진 인식을 보여 논란을 불렀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 분야 실적이 회복돼 반가운 소식이라며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처럼 이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조선 업계의 수주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늘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탈환했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 업계도 전년 대비 생산이 감소하다가 8월부터 10월까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하지만 시야를 넓히고 시기를 확대해보면 제조업체들이 깊은 수렁에 빠져 얼마나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지 금세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이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자동차 생산은 올 2월부터 7월까지 마이너스를 이어가다 8월부터 10월까지 증가로 돌았다. 이 기간 증가세는 산업 자체의 회복이 아니라 전년도 긴 추석 연휴와 파업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의 기저효과가 컸다. 실제 반짝 회복에도 10월까지 누적 생산량은 전년 대비 -4.8%에 수출도 -4.3%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4분의 1로 줄어들었고 부품 업계는 생태계 붕괴를 걱정하는 지경이다. 조선 업계 역시 10월까지 수주 물량 224척은 불황에 허덕이던 2015년 동기의 절대 물량보다 적다. 조선 업계의 구조조정은 아직 진행형이며 세계시장 경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문 대통령이 하필 언급한 자동차와 조선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하거나 이미 빠져 있는 대표 업종들이다. 그런데 단기에 반짝 회복세를 보인 일부 통계로 전체를 평가한 듯이 비쳐 안타깝다. 대통령에게 관련 통계를 전달한 청와대 경제참모들이 전후 상황을 낙관적으로 분석해 보고한 것이라면 이들의 동떨어진 현실 인식을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위기론에 선을 긋기 위해 일부러 입맛에 맞게 해석한 것이라면 더욱 위험하다. 물론 대통령 스스로가 경기 상황에 대해 독자적인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이 갖는 무게는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으니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참모들이 대통령에게 실상을 제대로 전해야 한다. 그것이 그들에게 부여된 본연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