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부통령 후보 조지프 바이든(2008.8.25)
美민주당 부통령 후보 조지프 바이든(2008.8.25)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낙점된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사진)은 공인된 외교안보 전문가다. 올해 65세로 6선 거물이자 현재 상원 외교위원장이다. 최근 그루지야 사태 이후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현지를 직접 방문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그의 지역구는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 주인 델라웨어다. 선거인단이 불과 3명에 그치는 점을 감안한다면 오바마가 바이든을 러닝메이트로 찍어 선거인단을 늘리는 효과는 기대하지 않은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는 오바마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외교안보 분야를 보완해 줄 적임자로 선택됐다.
지난해 민주당 내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초반에 선두권에서 멀어지자 포기했다. 1987년에도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으나 영국 노동당의 닐 키녹 당수의 연설문을 표절했다는 구설에 휘말리면서 중도 사퇴한 일도 있다.
1972년 29세 때 상원에 입성한 뒤 1975년부터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하다가 1977년 이후 법사위로 옮겼으며 1987년부터 1994년까지 법사위원장을 역임했다. 2006년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후 다시 외교위원장을 맡고 있다.
가톨릭 신자며 노동계층 집안에서 성장한 바이든은 의회 안에서 진보적인 투표 성향을 보여 왔다. 한때는 말을 더듬어 고생했지만 지금은 입심이 좋은 달변가로 변했다. 거침없는 언변으로 상대방이 아파하는 점을 과감히 파고드는 투사형 이미지가 있다. 지난해 민주당 내 대선 후보 경선 때는 오바마에 대한 공격에 가장 앞섰던 전력도 있다. 바이든은 36년간 상원의원 생활을 하면서 의회가 위치한 수도 워싱턴DC에서 한번도 잠을 자본 적이 없다. 매일 집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워싱턴DC까지 기차를 타고 출퇴근한다. 이런 습관의 이면에는 비극적인 개인사가 자리 잡고 있다.
1972년 의원에 당선되고 몇 주 후 아내가 3명의 자녀를 데리고 크리스마스 쇼핑에 나섰다가 교통사고가 나 아내와 생후 수개월밖에 되지 않은 딸을 잃고 두 아들은 중상을 입었다. 당시 두 아들의 옆을 지키며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극진히 간호한 바이든은 상원의원 선서 때도 병실을 떠나지 않고 침대 옆에서 선서를 했다.
[덴버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