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전당대회]힐러리 "힘모아 정권교체"…오바마 지지 호소(2008.8.28)
미 민주당 전당대회]힐러리 "힘모아 정권교체"…오바마 지지 호소(2008.8.28)
"나는 자랑스러운 오바마 후보의 지지자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바마는 나의 후보이며 그는 반드시 대통령이 돼야 합니다. 민주당은 이제 하나로 단결해 새로운 미국을 건설해야 합니다." 26일 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 펩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 마지막 순서로 연단에 오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이렇게 연설을 시작했다.
장내를 메운 2만여 명의 당원은 `힐러리`를 새긴 하얀색 피켓을 흔들면서 그의 하나 되기 호소에 화답했다. 힐러리는 "더 실패한 리더십으로 고통받기 위해 지난 18개월 동안 열심히 노력하고 또 지난 8년을 견뎌온 것이 아니다"며 조지 부시 행정부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싸잡아 공격했다.
◆ 힐러리`오바마 잔다르크`선언
= 이날 힐러리의 연단 등장에는 딸 첼시가 먼저 나와 그를 소개했다. 첼시는 "나의 영웅이자 어머니인 힐러리 클린턴을 소개하는 영광을 여러분과 함께 나눈다"며 짧게 말했지만 민주당원들의 환호를 한껏 받았다.
힐러리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사흘째인 28일 밤 마지막 순서에 나와 역시 오바마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오바마 지원 유세는 경선 과정에서 오바마 저격수 역할을 자처해 오바마 측과 생긴 앙금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정권 창출에 협력하겠다는 공개적인 선언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의 클린턴 가문 총출동은 당내 화합을 위한 상징적인 조치로 기획됐다.
힐러리는 이날 여성의 참정권 얘기보다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오바마에 대한 지원을 보내달라는 주문을 했다. 당의 단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비난을 듣기는 싫어서였다.
하지만 힐러리에 대한 지지자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펩시센터 주변에는 이날 아침부터 오바마 후보 지명을 수용할 수 없다며 `힐러리 대통령`을 외치는 열성 지지자들이 연방 울분을 토했다.
일부는 차라리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찍겠다는 극단적인 발언도 했다. 최근 ABC방송 설문조사에 따르면 힐러리 지지자 가운데 3분의 1이 아직 오바마 후보를 지지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라고 답했을 정도다.
◆ 블로거(bloggerㆍ블로그 운영자)들 유례없는 환대 받아
=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가한 블로거들은 출입증을 발급받고 별도 작업공간을 배정받는 등 유례없는 환대를 받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블로거 120명에게 출입증을 발급했다. 이는 2004년 보스턴 전당대회 당시에 비해 3배나 늘어난 것이다.
블로거들이 이렇게 환대를 받는 이유는 맞춤형 정보에 대한 네티즌의 욕구 때문. 대체로 특정 지역이나 직업군 등 주제에 특화돼 있는 블로그가 전통매체에 비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 민주당 판단이다.
실제 민주당은 120명의 블로거 가운데 55명을 따로 추려 미국 54개주와 재외국민을 대표하는 `주(州) 블로그단`을 구성해 각주 대표단과 함께 활동하도록 하고 있다.
◆ 맥주 바이오연료로 `친환경` 전당대회 실현
= 민주당은 또 27일 친환경적인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해 맥주로 만든 바이오연료를 사용하고 재활용 전담팀을 운영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목표는 5만명에 달하는 참석자가 내놓을 쓰레기의 85%를 재활용한다는 것. 이를 위해 900명의 자원봉사자로 분리수거팀을 구성하고, 무대 등도 가능하면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로 지었다.
또 태양광 및 풍력발전을 이용해 전기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자동차업체 GM으로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을 협찬받고 맥주 업체인 쿠어스로부터는 맥주 폐기물로 만든 에탄올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덴버(콜로라도주) = 윤경호 특파원 / 서울 = 김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