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후보수락 연설 "변화가 오고 있다 나와 함께 싸우자"(2008.9.6)
[미 공화당 전당대회]매케인 후보수락 연설 "변화가 오고 있다 나와 함께 싸우자"(2008.9.6)
자신의 일대기를 다룬 동영상 방영이 끝난 4일 밤 9시 12분(현지시간). 연단에 나타난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공화당 대의원과 당원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정식 추인된 그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아들이는 소중한 특권을 갖게 된 것을 겸손과 감사함을 갖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나흘간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매케인 후보는 당원과 대의원 그리고 국민을 향해 정권 재창출을 위한 의지를 다짐했다.
매케인 후보는 이날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변화가 오고 있다. 나와 함께 싸우자(Change is coming. Fight with me)`는 두 문장을 수없이 반복했다.
매케인은 이번 전당대회 기치인 `국가제일주의`를 내세워 "국가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먼저 추구하는 세력"이라고 매도하면서 민주당과 기존 정치권을 싸잡아 공격했다. 그는 "많은 세금을 축내면서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며 당파를 우선시하고 국가를 뒷전에 미뤄놓는 워싱턴의 낡은 정치 풍토를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에게는 난관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부시 정권의 유산으로 경제는 나락으로 빠져 있다.
매케인 후보는 금융경색으로 주택을 차압당하는 중산층 이하 가정이 속출하는 가운데서 지난달 "내 집이 몇 채인지 나도 잘 모른다"는 발언으로 이미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경제 현안과 관련해 △지속적인 감세 정책과 기업규제 완화 △시장개방 △교육 부문 경쟁요소 강화 △방만한 재정지출 축소 △원전 건설, 연안석유 개발을 통한 에너지 자립률 제고 정책 등을 강조했다.
이라크ㆍ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와의 전쟁, 북한 및 이란 핵개발, 팔레스타인 분쟁, 그루지야 사태 등 미국의 외교정책은 난마처럼 얽혀 있다. 매케인 후보는 연설에서 국가안보와 애국심이라는 자신의 덕목으로 오바마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특히 그는 미국을 좋아하지 않는 국가들에 매년 지원하는 7000억달러 규모 대외원조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매케인은 북한 핵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란이 주요 테러지원국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그루지야를 침공한 러시아 지도자들이 민주주의 이상과 책임 있는 권력의 의무를 거부했다며 비판했다.
한편 그는 자신의 최대 경력인 해군 복무와 베트남전에서 5년 반 동안 포로로 잡힌 이력도 강조했다. 연설 중에 어린 시절 진주만 폭격 소식과 함께 전장으로 떠난 아버지가 4년 넘게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일, 종전 후 지쳐 귀향한 조부가 이듬해 돌아가신 사실, 그리고 자신이 포로로 잡히게 된 상황을 비교적 생생하게 묘사했다.
[세인트폴(미네소타주)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