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RB, 기업어음 직접 매입한다(2008.10.8)
美FRB, 기업어음 직접 매입한다(2008.10.8)
미국ㆍ유럽 금리인하 공조 나설듯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업 단기자금 대출 시장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어음(CP)을 직접 매입키로 했다고 7일 오전(현지시간) 발표했다.
FRB가 CP를 직접 매입하면 기업의 자금난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며 금융시장 전반의 경색 현상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CP는 기업들의 단기 운용자금 조달 수단이지만 최근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신규발행은 물론 기존 물량 차환 발행도 어려워 기업들이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려 왔다.
FRB는 CP매입용기금(CPFF)을 설치해 매입을 전담시키기로 했다. 미국 내 CP의 하루 거래규모는 1000억달러 정도다. 한때 누적 발행 규모가 2조2000억달러까지 늘었지만 최근 신용경색 후 1조6000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7일 전화통화를 통해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국제 경제위기 대처방안을 논의했다.
데이너 페리노 대변인은 "대통령은 우방 정상들과 경제문제의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기 위한 공조노력의 중요성과 미국이 시장안정을 위해 취하는 다양한 조치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FRB와 유럽중앙은행도 미국발 금융 위기의 전 세계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유럽 주요국들은 은행예금 무제한 보장을 약속하고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융회사에 과감한 구제금융을 단행했다.
6일 미국 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지수가 장중 1만선 아래로 내려앉자 헨리 폴슨 재무장관-벤 버냉키 FRB 의장-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즉각 회동해 대책을 협의했다. 이어 곧바로 FRB가 `기간입찰대출(TAF)` 규모를 연말까지 종전의 2배인 90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또 은행이 FRB에 예치한 지급준비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은행의 지준에 이자를 지급하면 그만큼 은행에 자금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는다.
유럽연합(EU)은 예금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27개 회원국에 적용하는 예금 지급보장 한도를 종전의 2만유로에서 5만유로로 높이기로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7일 보도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각국 정부의 대응이 계속 뒷북을 치면서 신뢰 회복에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나아가 EU 회원국간의 상충되는 이해 때문에 적절한 공동 보조를 취하지 못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이제는 FRB-ECB(유럽중앙은행) 등이 공동 보조해 정책금리 인하라는 강력한 카드를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미 연방기금 선물 추이를 전하면서 FRB가 금리를 최대 0.75%포인트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금리정책에서 인하에 가장 신중한 입장을 취해온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자금시장은 현재 준공포 상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 언급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FRB가 은행권에 무보증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