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우선승인국에 자금지원 문턱 낮춘다(2008.10.25)
IMF, 우선승인국에 자금지원 문턱 낮춘다(2008.10.25)
국제통화기금(IMF)이 경상수지 적자가 크지 않은 신흥국들을 `우선승인국(pre-approve)`으로 지정해 자금지원을 용이하게 해줄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우선승인국으로는 한국을 비롯해 멕시코, 브라질, 그리고 일부 동유럽 국가들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또 신흥국가들을 대상으로 달러 통화 스와프 거래 창구를 조기 개설할 계획이다.
우선승인국 대상은 경상수지 조건과 함께 유동성 문제에 직면했으나 정책 건전성에 문제가 없고 재정 상황이 견조한 나라들로 한정될 계획이다. 또 과거 3년 안에 IMF에서 자금 지원을 받았는지 여부와 부채 규모 등이 우선승인국 지정 기준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이들 국가가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게 되더라도 광범위한 정책적 변화를 요구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990년대말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IMF는 자금 지원을 해 준 국가들에게 과도한 정책적 변화를 요구했다는 비난을 받은바 있다.
WSJ은 그러나 IMF 이사회가 이를 승인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IMF가 엄격한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해주길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IMF의 자금 지원 가능 규모도 불투명하다. IMF는 최소 20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국제 기구나 국가들과 함께 공동 지원에 나설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나카가와 쇼이치 일본 재무상은 "IMF의 구제금융을 도울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IMF는 신흥 시장 국가들을 대상으로 달러 통화 스와프 거래 창구를 개설할 계획이다.
신흥 시장 국가들의 단기적인 달러 유동성 공급 부족을 해결해주기 위한 방안으로 최근 금융시장의 급박함을 감안해 당초 일정을 앞당겨 다음달 초 가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IMF의 달러 통화 스와프는 대상 국가가 자국 통화를 예치하고 대신 달러를 빌려가는 것이다. 통화스와프 거래는 각국 중앙은행들간에 이뤄지며 주로 달러를 매개로 각국의 통화를 맡기는 방식이다. 미국 중앙은행은 이번 금융 위기가 고조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 일본, 스위스, 영국,캐나다 등 10개국 중앙은행에 총 6200억 달러의 통화 스와프 한도를 열어줬다.
특히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 법안이 의회에서 부결돼 불안감이 급격히 커졌던 지난달 29일에는 하루에 3300억 달러의 통화 스왑 한도를 증액하기도 했다. 미국이 개별 국가별로 부여한 통화스왑거래 한도는 ECB 2400억 달러, 일본 1200억 달러, 영국 800억 달러, 스위스 600억 달러, 캐나다 300억 달러,호주 300억 달러, 스웨덴 300억 달러, 덴마크 150억 달러, 노르웨이 150억 달러 등이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영국,스위스,ECB에 대해 내년 4월까지 통화 스와프 상한을 일시적으로 없애 각국 중앙은행 요구가 있으면 무한정 달러를 공급하기로 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서울 = 오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