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글로벌위상 높여줄 新브레턴우즈호를 타라(2008.10.29)

joon mania 2015. 7. 31. 14:40

글로벌위상 높여줄 新브레턴우즈호를 타라(2008.10.29)

G20, 금융감독 공조 모색…달러 대체 기축통화 논의



`신 브레턴우즈 체제`로 상징되는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는 기존 질서와 시장 규칙에 대한 반성과 점검에서 시작한다. 


철저한 시장 지상주의와 정부 개입 최소화를 내세워 확장해온 종래 신자유주의적 금융시장 질서가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는 위기 수습을 위해 시장 경제 원리를 접어둔 채 전례 없는 개입에 나섰다.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을 주저하지 않았다. 신 브레턴우즈 체제 모색은 어찌 보면 이런 임기응변식 대처 이후 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발버둥으로도 비친다.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수습책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하나는 세계 기축통화로서 독야청청하게 유일 지위를 구가하고 있는 달러 주도 체제에 대한 변화 필요성이다. 다른 하나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금융시장에 대한 효율적인 감독과 규제 체제 구축이다. 달러 기축통화 체제에 대한 대안 모색은 쉽지 않다. 미국이 아무리 위기 진앙지였다 해도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를 놓고 누구도 선뜻 나서기를 주저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카드가 있느냐를 따지면 답을 찾기도 쉽지 않다. 


한ㆍ중ㆍ일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는 AMF는 대안 중 하나다. 달러 기축통화 체제를 인정하면서 부분적이지만 변화를 모색해보자는 것이다.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도 EMF 창설을 추진할 수 있다. 달러 기축통화 체제 상징인 국제통화기금(IMF)의 독점적인 국제 금융 체제 관리감독 구조를 다양화하자는 것이다. 


미국은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다소 약화된다면 유로가 1차 대안이 될 수 있다. 금본위제는 실링에서 파운드로, 다시 달러로 이동한 바 있다. 이와 유사하게 유로가 달러 유일 기축통화를 보완하는 기능을 해준다면 과도적인 과정을 거칠 수 있다. 세계 시장이 복수의 기축통화를 수용한다면 엔화나 위안화도 제3, 제4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현실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얘기다. 


과거 달러가 기축통화로 인정받은 것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 힘이었다. 원유대금을 달러로 받고 자국 통화에 대한 고정 환율 기준을 달러로 삼은 덕분이었다. 석유 결제대금과 무역 거래대금을 달러 외에 유로로 함께 쓴다면 기축통화가 또 하나 탄생할 수 있다. 


각국 금융시장에 대한 감독기구 공조 체제 구축은 이번 금융위기 후 가장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인식한 분야다. 


21세기 후기 사회는 제조업보다는 금융서비스업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 산업의 핵심은 금융 간 거래 활성화다. 거래를 원활하게 촉진하기 위한 국제 간 효율적 시스템을 위해 금융감독기구 협의회 같은 새로운 창구가 필요하다. 


새로운 체제를 찾기 위한 단초는 일단 다음달 15일 워싱턴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 찾기로 했다. 이번 금융위기는 선진국들만이 관련된 문제로 국한되지 않았다. 위기는 순식간에 전염됐다. 개도국과 공조 없이는 처방이 통하지 않는다. 금융위기에 있어서는 강약과 좌우 이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에도 서로 인정해야 한다. 


사실상 처음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신자본주의 체제 구축`이라는 목표에 `선진국과 신흥국 간 공조`라는 명분이 함께 어우러진 산물이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