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흑인대통령 탄생
美대선 D-4…"미국을 바꾸자" 오바마의 꿈 이뤄질까(2008.10.31)
joon mania
2015. 7. 31. 14:47
美대선 D-4…"미국을 바꾸자" 오바마의 꿈 이뤄질까(2008.10.31)
| ||
나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지지율과 선거인단 확보 예상치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치 전문 온라인 매체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닷컴이 내놓은 선거인단 확보 예상치에 따르면 오바마 후보는 311명을 확보해 142명에 그친 매케인 후보에 2배 이상 앞섰다. 아직 결정을 하지 않은 스윙스테이트(격전 지역)에 배정된 85명을 매케인 후보가 모두 가져 가도 역전승을 거두기는 힘들다.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지지율에서도 오바마 후보는 매케인 후보에 6~14%까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변이 없는 한 오바마 후보 승리는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오바마 후보 당선은 뿌리 깊은 인종 갈등 역사로 지난 200여 년을 보내온 미국에서 `아프리칸 아메리칸(흑인) 대통령` 출현이라는 자체만으로 상징성을 갖는다.
흑인은 성별ㆍ인종ㆍ출신을 아울러 `마이너리티`를 대표하는 개념이었다. 겉으로는 인종 차별 불가를 외치지만, 인종 차별을 부인할 수 없는 본능적 감정을 이성과 타율적 강제로 억눌러 왔던 것이 미국 사회였다. 그런 미국 사회에서 흑인 대통령 탄생은 혁명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하지만 오바마 후보는 흑인이라는 약점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흑백, 빈부, 보수ㆍ진보 등 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것을 기치로 내걸어 성공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받는다. 오바마 후보가 미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더 인기를 얻는 것은 이런 점에 대한 갈채다.
| ||
오바마 후보는 이런 점을 겨냥해 국제사회에서 곤두박질친 미국 리더십을 회복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라크 전쟁에서 철군하고 불량국가 지도자들과도 대화하겠다는 오바마 후보 발언은 힘이 아니라 대화로 평화를 끌어내겠다는 강대국 미국의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다.
사상 초유의 금융위기는 오바마 후보에게 미국민 믿음을 이끌어내는 데도 일조했다. 사실 미국 공화당은 금융위기로 자멸한 측면도 있다.
나락으로 빠져든 경제를 회생시키려면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야 하며 오바마 후보 자신이 앞장서겠다는 호소는 먹혀들었다.
오바마 후보는 29일(현지시간) 주요 공중파 방송과 케이블 TV를 통해 마지막 광고를 내보냈다. 1929년 대공황이 시작된 날에 맞춰 내보낸 광고는 대공황에 비견되는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서민들 고통과 애환을 달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자녀 3명을 키우느라 남편 수술까지 미룬 백인 아줌마, 관절염을 앓고 있는 부인 약값을 대기 위해 72세 나이에도 세일즈 회사에 다니는 흑인 할아버지, 포드사에서 해직돼 생계가 막막한 가장 등을 등장시킨 광고에서 오바마 후보는 경제위기에 신음하고 있는 미국 보통 가정에 대한 정책을 그려냈다.
오바마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시대 도덕적 가치를 회복시켜 미국이 다시 세계에서 자유와 평화, 미래의 상징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최후의, 최고의 희망임을 인정받도록 하겠습니다."
그의 등장은 21세기 미국이 달라져야 할 모습을 기대하게 만드는 창이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