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흑인대통령 탄생
오바마 시대 전망 美 한반도 전문가 "北核검증 까다롭게, 당근은 확실히"(2008.11.7)
joon mania
2015. 7. 31. 15:50
오바마 시대 전망 美 한반도 전문가 "北核검증 까다롭게, 당근은 확실히"(2008.11.7) | ||||||||||||||||||
6자틀 유지 北과 적극 대화…중요한 합의 전제로 오바마 訪北 의지도 오바마ㆍ李대통령 잘 통해 양국동맹 큰 문제없어…한미FTA 車협상이 관건 | ||||||||||||||||||
◆오바마 시대◆
-오바마 시대 대외정책에 어떤 변화 있을 것으로 보나. ▶조지 부시 대통령은 외교 경험이 없었다. 개인적인 성향으로도 외교에 대해 몰랐다. 버락 오바마 당선자도 짧은 상원의원 경력밖에 없어 외교 자체에 대한 경험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잘 듣고 여러 의견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점에서 오바마는 부시에 비해 훨씬 안정된 정책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북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1기 행정부에서는 힘으로만 밀어붙이던 부시도 2기 후반부에 들어서는 많이 바뀌었다. 부시와 딕 체니 부통령은 외교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대북 협상 창구였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북한에 몇 번 가지 못했다. 부시 대통령의 반대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바마는 6자회담 틀을 유지하면서 북한과 적극적으로 대화할 것이다. 물론 유세와 토론회에서 여러 번 밝혔듯이 준비 없이, 조건 없이 북한 지도자와 만나지는 않을 것이다. 실무진이 미리 협상해 사전에 여건을 만든다면 오바마가 북한을 방문할 의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환경을 만들어서 중요한 합의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할 것이다. -북핵 검증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원칙은. ▶지난 몇 개월간 부시 행정부는 큰 요구를 했다가 양보하고, 다시 요구했다가 양보하는 것을 반복했다. 북핵 검증에 대해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더 까다로운 요구를 할 수도 있다. 더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대신 북한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법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핵을 계속 갖도록 할 수는 없으니 돌이킬 수 없도록, 정확하게 검증해야 하는 원칙은 변할 수 없다. -오바마 행정부와 이명박 정부 간 관계를 전망한다면. ▶오바마 행정부는 한국과 관계를 중요시할 것이다. 북한 문제에서는 양국이 원활하게 협조해 나갈 것으로 본다. 미국은 한ㆍ미동맹을 원칙적으로는 바꾸지 않을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관계없이 갈수록 깊어지고 돈독해지는 관계가 이어질 것이다. 오바마는 부시 대통령에 비해 신중하게 행동하고, 그에 따라 대외관계가 원만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과 관계도 그 틀에서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ㆍ미 FTA를 새 정부 출범 전에 처리할 가능성은. ▶오바마 정부 출범 전에 한ㆍ미 FTA를 처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오바마로서는 당장 처리해야 할 긴급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 문제를 먼저 다룬 뒤 한ㆍ미 FTA로 넘어가지 않을까 싶다. 금융위기 해법 제시, 막대한 재정적자 대책, 이라크 철군,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이 먼저다. 다만 적당한 시기에 한ㆍ미 FTA에 대해 해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당선자가 지적한 자동차 협상에서의 문제 등을 어떤 식으로든 조율해 반영한 뒤 통과시킬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오바마 행정부는 대외정책 어디에 우선순위를 둘까. ▶이라크 철군과 아프간 전쟁 확전에 대해 먼저 계획을 내놓을 것이다. 아프간에서의 확전 방침은 걱정스럽다. 아프간전쟁은 이라크보다 더 어려운 전쟁이다. 섣불리 확전으로 가다가는 나중에 빠져 나가기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미국이 아프간을 점령한 것 자체가 잘못이다. 9ㆍ11테러 후 빈 라덴 제거 그리고 테러와 전쟁이 목표였는데 탈레반 정권을 전복하고 아예 점령해버린 데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라크는 다소 안정돼가고 있지만 아프간에서는 더 꼬여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라크 철군, 아프간 전쟁 문제 등을 다룬 뒤 이란 핵으로 넘어갈 것으로 진단한다.
-오바마 시대 대외정책의 변화를 어떻게 예상하나. ▶가장 큰 변화는 이라크 정책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전략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정책을 바꿈으로써 밖에서 미국을 보는 시각 변화를 유도할 것이다. 미국 스스로도 밖을 보는 시각이 바뀔 것이다. 지난 8년간 미국이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면서 소프트 파워는 약해졌다. 이라크전쟁, 아부그라이브 사건, 관타나모 수용소 등으로 체면이 깎였다. 오바마 당선 이후 미국도 새로워질 것이다. 밖에서 미국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면 새롭게 협조를 유도하고 미국 이미지가 다시 강화되는 기회를 얻는 셈이다. 미국의 소프트 파워가 회복되는 것이다. -대북정책에서도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대북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 오바마 후보에게는 대아시아 정책이 논쟁적이지 않았다. 미ㆍ중, 미ㆍ일 관계에 대해 오바마는 부시 행정부를 비판하지 않았다. 오바마와 존 매케인 간에도 차이가 별로 없었다. 북한에 관한 정책을 따져보면 바꿀 여유도 별로 없다. 북한은 엄연히 핵실험을 했고 시리아와 확산에 연루돼 있다. 농축우라늄 개발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정책은 부시 행정부나 오바마 행정부나 달라질 게 없다. -북핵 검증 원칙에 관해서는. ▶핵 검증은 똑같은 잣대를 대야 한다. 완벽한 검증 없이 미국과 북한 간 관계 정상화는 어렵다. 부시 행정부에서 한때 거론됐던 CVID 원칙(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복구 불능한 핵폐기)을 쓰지는 않지만 내용은 같다. 오바마는 6자회담을 지지해왔고 그 안에서 양국 회담도 강조했다. 무엇보다 외교를 통한 해법을 찾는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오바마는 외교의 중요성, 필요성, 효율성을 믿는다. 외교가 강화되면 동맹과 교류, 공동 협조가 잘될 것이다. -한ㆍ미동맹 관계에는 영향이 없을까. ▶오바마 행정부 아래에서 한ㆍ미관계는 좋을 것으로 본다. 한국의 보수와 미국 진보는 잘 맞는다. 한국의 진보와 미국의 보수가 오히려 문제였다. 노무현 정부와 부시 행정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와 부시 행정부가 가까웠다고 해서 오바마 행정부와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오바마와 이명박 대통령은 잘 통할 것이다. 한ㆍ미 사이에 이미 거론한 `21세기 전략 동맹`은 한국 태도에 따라 잘되느냐 잘되지 않느냐가 정해질 것으로 본다. 한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 미국은 반갑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걱정하고 소극적으로 나오면 달라진다. 한국이 줄 수 있는 만큼 미국이 받아들일 것이다. 예를 들면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대해 아직 오바마 측 요청이 없지만 한국은 이미 오바마 행정부가 우선순위를 둘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미국 측에서 파병을 요청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동맹국으로서 한국 역할을 생각해 먼저 제안하는 것이 어떤가. 요청받은 뒤에 나서지 말고. -한ㆍ미 FTA는 뜨거운 현안인데. ▶쉬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여러 원칙이 중요하다. 오바마는 대통령 후보로서 자유무역을 지지한다고 표현했다. 한ㆍ미 FTA에 반대했을 때도 `아쉽게도 지지하지 못한다`고 말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 현 경제 환경에서 금융위기, 자동차산업 어려움 등을 고려하면 캠페인 때 했던 발언을 뒤집기는 어렵다. 자동차산업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ㆍ미 양국이 잘 의논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정확하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는 서로 잘 안다. 미국이 해야 할 일도 있지만 한국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본다. ■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부소장은? 국무부에서 일본과장과 한국과장을 역임한 정통 외교관 출신 한반도 전문가다. 클린턴 행정부와 부시 행정부에 걸쳐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정책을 담당하다가 2006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 외교 방식에 반발해 물러났다. 이후 존스홉킨스대 SAIS 산하 한미연구소에서 초빙 교수로 재직하다가 현재는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부소장으로 한국 문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국무부 재직 시절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 ■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연구소장은? 워싱턴 싱크탱크 분야에서 한반도 전문가 그룹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상원의원과 주일대사를 지낸 마이크 맨스필드의 이름을 따 만든 맨스필드재단 산하 연구소장으로 일한다.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원래 공화당 지지자였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오바마를 일찌감치 지지한 `오바마칸`이다. 외부에서 오바마 캠프에 한반도와 동아시아 정책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며 도왔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