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흑인대통령 탄생
오바마 스타군단 막후 힘겨루기 치열했다(2008.12.26)
joon mania
2015. 8. 1. 21:00
오바마 스타군단 막후 힘겨루기 치열했다(2008.12.26) | |||||||||
리처드슨, 힐러리처럼 인사 전권 달라 요구 베세라, 대통령 대면보고 보장안돼 입각포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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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차기 대통령의 첫 내각은 화려한 스타군단 구성에 맞춰 조각 과정에서도 유별난 뒷얘기를 남기고 있다. 세인들 관심을 끄는 것은 저마다 위세를 자랑하는 이들이 오바마 당선자에게서 입각 제의를 받았을 때 내건 요구 조건들이다. 당내 대권 후보로 오바마의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은 국무장관을 제안받고 국무부 인사 전권 행사를 보장하라고 나섰다. 그를 끌어들여 화합의 상징으로 삼고 싶었던 오바마는 부장관에 자신의 측근인 제임스 스타인버그 보좌관을 보내겠다는 딱 하나의 예외를 빼고 고스란히 수용했다. 히스패닉 출신 정치인의 선두주자로 역시 대권 경선에 나섰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지사는 원하던 국무장관직을 힐러리에게 뺏긴 후 실속 있는 상무장관을 요구하면서 역시 부처 내 인사 전권을 달라고 힐러리 흉내를 냈다. 특히 그는 재무장관 등 경제팀 인선과 함께 발표하지 말고 힐러리만큼 주목을 받기 위해 혼자만 띄워줄 것도 요구했다. 오바마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 3일 상무장관 인선만을 발표하고자 기자회견을 했다. 무역대표부(USTR) 대표직을 제안받은 하비어 베세라 하원의원의 요구 조건을 둘러싼 줄다리기는 압권이다. 베세라는 캘리포니아주 지역구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핵심 측근이다. 그는 이미 민주당 하원 내 서열 5위 자리에 올라 이민법 개정 등 히스패닉계의 지원 속에 야망을 키우고 있는 떠오르는 정치인이다. 오바마가 USTR 대표 자리를 제안하자 그는 두 가지를 먼저 요구했다. USTR와 자신의 위상 강화를 위해 대통령에게 언제든 직접 대면 보고를 할 수 있게 보장하라는 것이 첫째다. 둘째는 한국의 국무위원 격인 내각 멤버에 USTR를 넣어 장관급으로 예우하고 상무장관 간섭을 받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의 요구는 USTR를 휘하에 두려는 생각이었던 리처드슨 상무장관 내정자에게 여러 가지로 못마땅했다. 히스패닉 출신 정치인끼리의 경쟁과 견제도 있었다. 베세라의 요구는 장벽에 부딪혔다. 오바마 행정부가 통상정책을 정책 우선순위에서 뒤편에 두고 있다는 것도 읽었다. 오바마가 달랬지만 베세라는 자신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입각하지 않겠다고 고사했다. 결국 USTR 대표 자리는 흑인으로 의회 상대 최고의 로비스트로 명성을 쌓은 론 커크 전 댈러스시장에게 돌아갔다. 어부지리였다. 론 커크는 아무 요구 조건도 달지 않았는데 USTR 대표는 20명의 내각에 포함됐다. 미국에서는 새로 집권한 대통령이 장관급에 해당되는 내각 멤버 대상자를 설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는 18명이었고, 아버지 부시나 빌 클린턴 때는 19명이었다. 오바마는 20명으로 정했다. 이번에는 헌법에 정해진 15명의 부처 장관 외에 유엔대사, 환경보호청장(EPA), 백악관 비서실장, 백악관 산하 예산국장, USTR 대표 등 5명이 추가됐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