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국무장관 "북핵 해결 시급…필요하면 北 방문"(2009.1.15)
힐러리 "북핵 해결 시급…필요하면 北 방문"(2009.1.15)
상원 인준청문회…6자회담 틀 유지할것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후보자의 북한 핵문제에 대한 인식이 드러났다.
그는 13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북핵 프로그램 종식이 우리의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시급성을 갖고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힐러리는 북핵문제를 이란 핵 의혹과 더불어 `시급하게` 다뤄야 할 문제로 꼽아 버락 오바마 차기 행정부에서 북핵이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는 그간의 염려를 해소했다.
또 그는 북한이 플루토늄 재처리 프로그램과 농축우라늄 프로그램(UEP)을 갖고 있다는 믿을 만한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완전한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해 이들 의혹에 대한 철저한 검증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북한이 시리아와 리비아에 핵기술을 이전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는 사실도 상기시킴으로써 핵 확산 의혹도 검증대상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힐러리는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북한과 가졌던 협상기록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적의 방안을 결정하는 매우 적극적인 노력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 협상 내용을 분석한 토대에서 차기 행정부의 북핵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임을 시사한 대목으로 보인다.
한편 그는 북한의 핵 합의 준수를 촉구하면서도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대북 제재 부활은 물론 새로운 제재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재는 오로지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는 데 따라서 해제해야 한다"며 "만약 북한이 그들의 의무를 충족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해제했던 제재를 신속히 다시 가해야 하며, 새로운 제재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핵 검증방법 이행과 관련해 북한이 만족스러운 답을 내놓지 않을 경우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하는 것은 물론 더 이상의 제재도 가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또 힐러리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틀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나와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6자회담이 북핵문제를 종식시키는 데 있어 장점이 있는 틀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6자회담 틀 내에서 북한과 미국이 접촉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특히 힐러리는 "지금 중국이 우리의 밀접한 동맹인 한국, 일본과 더불어 보여주고 있는 역할로 미뤄볼 때 6자회담은 북한이 바르게 행동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매개체라는 강력한 믿음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오바마 당선인과 자신이 6자회담의 유용성에 관한 한 이견이 없다는 얘기인 셈이다. 힐러리는 그간 6자회담을 끈기 있게 추진해온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장시간 대화를 갖고 현재 6자회담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밝혀 6자회담의 기능과 경과에 대해서도 충분히 숙지하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평양을 방문해 북한 외무상 등을 만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오바마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내가 선택하는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서 어떤 외국 지도자라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힐러리는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도 향후 북미관계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그 전제 조건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의 인권침해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며 "그것은 어떤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도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당선인이 대선기간 북한과 `직접 외교`를 언급했는데 힐러리가 6자회담과 북미 직접 외교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북한 외무성이 힐러리의 청문회를 코앞에 두고 북미관계 정상화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핵무기 포기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면서 북미 `직접 거래`를 요구하는 듯한 행동을 취했기 때문이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윤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