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자극 우려 F-16전투기 대만 판매 거부 (2009.3.12)
美,中자극 우려 F-16전투기 대만 판매 거부 (2009.3.12)
美-中 외무장관 11일 회담 남중국해 선박대치 논란속 북핵 6자회담.북한 미사일 발사저지 공조 등 논의
남중국해에서 중국 함선이 미국 해양관측선을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해 미.중 양국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는다.
양 부장과 클린턴 장관의 만남은 지난달 21일 클린턴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이뤄진 회담에 이어 두번째다.
이번 회담에서 두 장관은 핵검증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6자회담 재개방안을 찾고, 북한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준비 동향을 점검해 공동 대응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오는 4월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금융 정상회의 때 이뤄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간 정상회담 사전 준비사항도 논의할 예정이다.
양 부장은 방미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G20 금융정상회의,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국이 8% 경제성장 유지를 통해 세계경제를 떠받치는데 기여하는 사실을 강조할 것"이란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이번 미중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베이징 회담과 달리 양측간 날선 공방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다. 지난달 방중 때 중국 인권 등 민감한 사안을 적극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던 클린턴 장관이 티베트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티베트 문제가 미.중 외무장관 회담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준다.
이번 회담에서 또다른 껄끄러운 사안은 지난 8일 벌어진 남중국해 미.중간 함정 대치 사건이다. 양 부장과 클린턴 장관은 이번 사건을 둘러싼 양측 입장을 밝히고 수습방안을 강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양국 관계당국은 이미 서로 비난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정보함 1척을 포함한 중국 선박 5척이 해양관측임무를 수행중이던 미 해군 소속 함정에 접근해 위협을 가했다"며 국제법 위반에 대해 중국측에 공식 항의서한을 보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남중국해에서 중국 당국 허가없이 불법 탐사행위를 한 미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간에 벌어진 첫 군사적 대치여서 파장이 적잖이 커진 상태다.
양 부장은 힐러리 장관과 회담에 이어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도 회동해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해졌다. 가이트너 장관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규정해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 회동에서 양 부장이 위안화 환율정책과 관련된 중국측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어서 미국측이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
한편 미국 정부는 중국을 자극할 것을 우려해 대만에 최신 F-16 전투기 판매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진핑 대만 입법원장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지난해에 백악관이 49억 달러에 이르는 전투기 판매를 막았다"며 "이 거래가 올해 다시 성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대만이 보유한 전투기들은 16년이 지난 낡은 것으로 대만측은 최신 F-16 전투기 구매자금 지원을 승인한 뒤 지난 2007년 처음으로 미국에 구매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