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중국의 SDR 새 기축통화 제안 논쟁(2009.3.27)

joon mania 2015. 8. 5. 16:16
중국의 SDR 새 기축통화 제안 논쟁(2009.3.27)
IMF총재 "논의 적절"…美재무 "열린 자세로"

중국 인민은행장 제안으로 촉발된 새로운 기축통화 논의가 가열되고 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 주장에 대해 일부 신흥경제국들은 동조한 반면에 달러 발행국인 미국은 강하게 이를 일축하며 확산을 경계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중국 측 제안을 옹호하고 나서면서 미국 측도 전날 강경했던 기류에서 한발 빼 다소 열린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경제 회복을 위해 전 세계 국가에 동참을 호소하고 각국 간 조율된 정책 공조를 요청하는 마당에 무조건적인 `팍스 달러리엄(달러에 의한 세계 지배)` 옹호가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의 세계 지배)`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려는 심려일 수도 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의회 재무위 소속 의원들과 회동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 통화에 대한 논의가 극히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몇 달 내에 이런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저우 은행장이 달러 대신 새 기축통화로 IMF SDR(특별인출권)를 거론한 만큼 스트로스칸 총재로서는 반기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금융위기에 빠진 회원국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대출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위한 재원 확충을 모색하고 있는 스트로스칸 총재는 IMF 기존 구도 타파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 같은 스트로스칸 총재 발언은 단순한 중국 동조 차원만은 아니다. 달러를 대체할 새 기축통화 필요성에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선진7개국(G7) 외에 신흥경제국들이 지지 의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양측 간 힘겨루기를 감안한 정치적 제스처다. 

전날 `한마디로 거부하겠다`는 식으로 일축했던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25일에는 다소 열린 자세를 보였다. 

그는 이날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중국 인민은행장 제의에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기존 통화 시스템을 혁신하려는 노력에 결코 수세적이거나 닫혀 있지 않음을 강조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저우 은행장에 대해 `매우 용의주도하며 탁월한 중앙은행장`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렇지만 가이트너 장관은 "달러가 갖고 있는 기축통화로서 지위는 새로운 통화에 의해 쉽게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주장했다. 

그는 "달러가 계속 기축통화로 쓰일지는 미국 경제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유지될 것인지와 미국 재정 시스템이 이전처럼 지탱 가능한 국면으로 회복될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는 주도적인 지불준비 통화로 남아 오랫동안 앞으로 이런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정리했다. 오스턴 굴즈비 백악관 경제보좌관은 이날 CNN과 인터뷰하면서 저우 은행장 주장에 대해 "과거에도 새로운 기축통화에 대한 얘기들이 있었다"며 "달러가 향후 몇 년간은 핵심 통화로 계속 남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