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 이어 `소형 핵탄두` 카드도 꺼내들 듯(2009.3.30)
北 `로켓` 이어 `소형 핵탄두` 카드도 꺼내들 듯(2009.3.30)
러시아 "인공위성땐 유엔 제재 어려워"
북한이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다음에는 `핵탄두 소형화`라는 또다른 강경 카드를 선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미.일이 모여 북한 로켓 발사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인공위성일 경우 유엔 안보리 제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이같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공위성 발사에 사용되는 운반로켓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거의 비슷한 기술을 사용한다. 따라서 북한이 ICBM에 실을 수 있는 1t 미만 크기의 소형 핵탄두까지 갖게된다면 이는 곧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장거리 핵미사일을 갖게된다는 뜻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인공위성 다음으로 소형 핵탄두 기술을 보여주는 카드를 사용할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26일 방한한 아트 브라운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아시아지부장도 "북한은 로켓 발사에 따른 대북 제재 조치가 취해지면 2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최근 강경노선을 지속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노동신문은 29일 로켓 발사 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상정, 토의만 되면 비핵화와 6자회담은 완전 파탄되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보다 강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자신의 생일인 지난달 16일 "우리는 반드시 이긴다"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28일 북한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시련이 막아설수록 더욱 더 완강한 공격"을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보유했느냐 여부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린다.
김병용 한국국방연구원 박사는 "해외군사전문가들은 부정적인 반면 국내 전문가들은 지난번 북한 핵실험이 소량의 플루토늄으로 이뤄진 점으로 미뤄 북한의 핵 소형화 기술이 상당부분 진척 됐을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미국 일본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개별 또는 3자간 연쇄 회담을 열어 북한의 로켓 발사 강행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키로 합의했다. 한.미.일은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해도 이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모든 활동`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해왔다.
하지만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8일 러시아 정부가 북한이 쏘려는 발사체가 인공위성일 경우 1718호 위반이 아니라는 결론을 미국에 통보했다고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중국도 러시아와 비슷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할 경우 안보리 추가 결의를 통한 제재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기존 1718호 결의안 내에 규정된 `제재위원회`가 제재 대상자 목록을 선정케 함으로써 자산동결, 여행금지 등 실질적 제재 효과를 노리는 대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안보리가 의장성명이나 언론설명문 형태로 위임해야하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가 이마저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윤경호 특파원 서울=조시영·이유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