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 판매 나이도 정권따라 왔다갔다 ?(2009.4.23)
피임약 판매 나이도 정권따라 왔다갔다 ?(2009.4.23)
미국 보건당국이 사후 피임약을 의사 처방 없이도 살 수 있는 연령을 현행 18세에서 17세로 낮추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AP통신은 식품의약국(FDA)이 사후 피임약인 `플랜B`를 17세 여성에게도 의사 처방전 없이 팔 수 있도록 한 법원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후 피임약은 지금까지 18세 이상 여성에게만 처방전 없이 판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달 법원에서 나온 판결 때문에 이 같은 변화가 생긴 것이다.
출산권리센터(CRR)라는 단체가 FD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조지 부시 전 행정부가 과학적 근거에서가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로 사후 피임약을 18세 이상 여성에게만 처방전 없이 판매하도록 했다는 문제 제기였다.
뉴욕 지방법원 에드워드 코먼 판사는 소송을 심리한 결과 17세 여성에게도 판매하도록 하는 한편 연령 제한을 없앨지 여부를 검토하라며 52쪽에 달하는 장문의 판결문을 작성했다.
결국 부시 행정부 때인 2006년 FDA가 내렸던 결정을 뒤집은 셈이다. 근본적인 이견은 낙태 찬반 여부다. 공화당 부시 행정부의 낙태 반대와 달리 민주당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낙태를 찬성한 데서 비롯된 결정이라는 시각이다.
플랜B는 성관계 후 원치 않는 임신을 막기 위해 복용하는 사후 피임약이다. 이미 임신을 했으면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이 약은 난자의 자궁 착상을 막는다. 이런 점에서 실제로는 낙태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수주의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이런 주장을 반영해 18세 이상 여성에게만 의사 처방 없이 살 수 있도록 제한적인 판매 방침을 고수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