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와 북미 관계

北 핵실험 후 미국의 대응(2009.5.27)

joon mania 2015. 8. 6. 16:27

北 핵실험 후 미국의 대응(2009.5.27)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실시에 대해 강도높은 언급을 잇따라 내놓았다. 


연휴의 중간이었던 25일 새벽 백악관 성명을 낸데 이어 날이 밝은 뒤 오전에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직접 북한을 강하게 비난했다.그는 "북한은 국제법을 어긴 것은 물론 과거의 약속을 위반했다"며 "미국과 국제사회는 이에 맞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내놓을 대응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는 일단 "동맹국 및 6자회담 참가국,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과 협력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한,일 외무장관들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강력하고 일치된 접근법`으로 대응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일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대북 새 결의안 추진을 적극 지지하며 이를 통한 제재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수전 라이스 유엔 대사는 "강력한 조치가 담긴 결의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기존의 결의안 1718호에서 담고 있는 대북 제재의 전면 이행을 요구하는 내용이 될것이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미국을 겨냥하고 사실상 정면에서 도발적 행동을 한 것이지만 미국으로서는 독자적인 제재나 대응보다는 일단 다자 차원에서의 제재부터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북한이 기존의 6자 회담 합의 사항을 파기하고 고립을 자초하면서 식량과 에너지 지원까지 이미 중단돼 미국으로서는 추가로 취할수 있는 제재가 마땅치 않다는 현실적 한계도 안고 있다. 


미국은 일단 동맹국들과의 협조 체제를 한층 강화하는 사전 작업에 우선 나설 것이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미국은 고위급 관리를 동북아에 보내 미국 핵우산 아래서의 안보공약을 동맹국에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25일 이명박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나누고 양국간 협력을 다짐한 것은 이런 입장의 연장에서 이뤄졌다.오바마는 전화 통화에서 한국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발표를 환영한다는 뜻도 전했다. 


과거 북-미 관계에서 북한의 강수이후 오히려 미국과 막후에서 긴밀한 접촉이 이뤄졌던 점으로 이번에도 오히려 양자 대화의 물꼬가 터지는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아직 때가 이르다`는 분위기다. 스티븐 보스워스 대북 정책 특별대표가 취임후 두차례 6자회담 관련국을 순방하면서 북한 방문을 타진했지만 북측의 차가운 거절로 채널은 막혀있는 상태다. 


과거처럼 미국이 더 낮은 자세로 북한에 접근하는 방식은 안된다는 비판론도 높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포드대 아태연구소 부소장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게 북한에게 미국이 이번 핵실험후 자기들과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착각을 하지 않도록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섣부른 북-미 직접 대화 시도는 북한에게 `나쁜 행동`에 대한 응징 없이 넘어가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