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구멍난 나라살림 全세계가 골머리(2009.6.5)

joon mania 2015. 8. 7. 13:49

구멍난 나라살림 全세계가 골머리(2009.6.5)


"금융위기 극복하려 헬기로 돈 뿌렸더니…"
美재정적자 4배 늘고 한국 국가부채비율 5.5%P↑


전 세계 정부가 나라살림, 재정건전성 확보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이 재정적자 탓에 `부정적`으로 내려앉은 데 이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3일 "막대한 재정적자를 줄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그간의 확장적인 재정정책에 기조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시장에 파장이 클 것으로 평가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미국 경제가 저점을 지났다"고 보도해 적자재정에서 균형ㆍ흑자재정으로 전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국가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200%에 육박한 일본도 상황이 절박하긴 마찬가지다. 

한국 역시 올해 재정수지 악화 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그룹에 속한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이 30.1%(2008년)에서 35.6%로 5.5%포인트 급등할 것으로 이미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경기회복 속도가 늦어질 경우를 감안해 내년 예산한도를 285조원 규모로 편성해 일단 확장기조는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각국 정부의 재정정책 기조 변화가 일시에 일어날 경우 재정확장과 반대방향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각국 정부의 공공발주 물량이 감소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또 재정건전성 확보를 놓고 일종의 글로벌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것 역시 글로벌 경제의 또다른 위험 요인이 된다. 

위기의 중심인 미국에선 3일 재정적자 해소로 정책방향을 선회해야 한다는 중앙은행 수장의 언급이 나왔다. 버냉키 FRB 의장은 "재정건전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금융시장과 경제성장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발언은 FRB가 그간 금융시장 안정과 극심한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실시했던 양적 완화와 확장적인 재정정책의 방향타를 돌려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2009년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1조80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미국 GDP의 9%에 달하며 작년 재정적자와 비교해도 4배에 달한다. 

버냉키 의장은 "시장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 재정이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언급은 막대한 재정적자와 이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로 시장에 금리상승(채권값 하락) 압박이 가해지는 악영향을 좌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영국은 재정 악화 우려로 국가 신용이 흔들리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인 폴리시익스체인지는 3일 보고서를 통해 "재정 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심각한 재정 악화 위험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지출을 줄이는 것보다 늘리지 않는 것이 더 쉬운 접근법"이라며 "영국 정부가 추진 중인 고소득자 세율 인상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서울 = 김태근 기자 / 오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