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와 북미 관계

北, 안보리 제재에 반발…美와 벼랑끝 승부(2009.6.15)

joon mania 2015. 8. 7. 14:39
北, 안보리 제재에 반발…美와 벼랑끝 승부(2009.6.15)
北 "플루토늄 무기화"…美 "추가 제재할 수도"
중국, 대북 원유공급 축소 움직임
G8 재무장관 "금융조치 적기실행"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에 대해 `우라늄 농축`을 선언하며 맞불을 놓자 미국이 다시 제재 방침을 밝히는 등 북ㆍ미 갈등이 심화될 조짐이다. 지난 1월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과거 대립관계에 있었던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 등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는 등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북한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시 전략`을 써왔으나 지난 4, 5월 북한이 로켓 발사와 핵실험을 감행하자 강경 대응으로 돌아선 모양새다. 

◆ 유엔의 대북제재에 북한 강력 반발 = 

유엔 안보리는 결의안에는 대북 무기금수, 금융제재, 화물검색 조치를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고, 이행에 있어서도 훨씬 구체적이다. 

안보리 헌장 7장 41조에 의거한 결의 1874는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가장 강력하게 규탄한다(condemn in the strongest terms)`고 명시해 1718호 때 `규탄한다`고 한 것에 비해 가장 높은 수위의 비난 문구를 담았다. 또 북한에 대해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요구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13일 외무성 성명을 발표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 1874호에 강력히 반발했다. 우라늄 농축작업 착수, 새로 추출한 플루토늄의 전량 무기화, 봉쇄 시 군사적 대응 등 3개 대응조치도 선언했다. 

외무성은 "우라늄 농축작업에 착수한다"며 "자체의 경수로 건설이 결정된 데 따라 핵연료 보장을 위한 우라늄 농축 기술개발이 성과적으로 진행돼 시험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혀 우라늄 농축이 본격화될 것임을 언급했다. 또 "새로 추출되는 플루토늄 전량을 무기화한다"며 "현재 폐연료봉은 총량의 3분의 1 이상이 재처리됐다"고 밝혀 10ㆍ3 합의에 따라 제거하던 폐연료봉에 대한 재처리 작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 북ㆍ미 `강강대립`…한국은? = 

미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 위협을 `예상했던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면서 유엔 차원의 조치와 함께 별도 독자 대북제재를 추진하는 한편 외교적 설득 노력도 병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에 대한 새로운 유엔 제재를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고,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북한이 추가 도발한다면 유엔 결의를 해나갈 것이고, 현시점에서 특정 국가에 부과된 가장 강력한 제재를 최대 한도까지 이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그동안 구두로만 경고해 왔던 압박 카드를 하나씩 실행에 옮길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테러지원국 재지정, 금융제재 등 비군사적 압박 조치는 물론이고 향후 북ㆍ미 관계 전개 방향에 따라 `군사적 압박`까지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미 국무부와 재무부는 100달러 위폐인 `슈퍼 노트`를 고리로 2005년의 9월 `BDA(방코델타아시아)`와 같은 대북 금융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주요 8개국(G8) 재무장관들도 "안보리 결의 1874호에 명시된 대북 금융조치를 효과적으로 적시에 실행할 것을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 중국 등도 북한 압박 나서 = 

북한의 혈맹으로 불리는 중국은 대외적으론 대북정책을 대폭적으로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하면서도 뒤로는 대북 원유 공급을 축소하고 수출물자 검사를 강화하는 등 실질적인 압박을 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한국, 미국과 연대를 강화하는 한편 북한과 가까운 중국에 대해서도 영향력 행사를 촉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가와무라 다케오 일본 관방장관은 "북한의 대응조치 선언은 안보리 결정에 도전하는 것인 만큼 국제사회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이 문제가 안보리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13일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으나 북한의 강경한 태도에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다음주 고위급 외교관을 미국 워싱턴에 파견해 안보리 제재 이행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