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흑인대통령 탄생
취임 6개월 오바마대통령 중간 성적표(2009.7.20)
joon mania
2015. 8. 7. 17:19
취임 6개월 오바마대통령 중간 성적표(2009.7.20) | |||||||||||||||||||||||||||
경제 `실망` 외교는 `굿` | |||||||||||||||||||||||||||
지난해 11월 미국 역사상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된 오바마에게 쏟아진 압도적 지지 분위기를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었다. 취임 후 불과 6개월 만에 등을 돌리고 야유를 하는 국민이 갑작스럽게 늘어난 것일까. 취임 직후 80%까지 치솟았던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점차 떨어지기 시작해 6개월을 보낸 시점에 평균 57%까지 밀렸다.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는 58%였고 반대는 36%로 나왔다. 라스무센 조사에서는 지지 52%, 반대 47%로 양측이 엇비슷했다. CBS방송 조사에서도 지지율은 57% 선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하락은 기대가 컸던 데 비례한 실망감 때문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최근 조사에서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응답자는 21%에 그친 반면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응답은 33%였다. 경기 부양책이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응답은 60%에 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분위기를 일찌감치 간파한 듯 "경기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선 도전은 불가능하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지난 6월 실업률은 9.5%로 26년래 최고치까지 올라갔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10.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바마 정권 출범 후 지금까지 200만명 이상이 실직했다. 재정적자는 6월 말 현재 1조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9월 말까지인 2009회계연도 재정적자는 1조85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 안정 대책과 함께 천문학적인 경기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자 국민은 오바마 행정부를 향해 비난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더 이상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 책임으로 미루며 버티기는 힘들게 됐다. 물론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초유의 금융위기는 잇단 구제금융과 금융회사 국유화 조치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신용 위기가 해소되면서 유동성은 눈에 띄게 풀려가고 있다. 대공황 이후 손대지 않았던 금융규제감독 시스템도 개혁을 추진 중이다. 주택 압류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2750억달러를 투입하면서 주택 시장의 급한 불도 껐다.
그래도 스마트 파워로 특징지워지는 오바나 대통령의 `탈일방주의` 외교 정책에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달라진 미국을 보는 세계의 눈길이다. 지난 6월4일 이집트 카이로 대학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슬람을 향해 역사적인 화해의 연설을 했다. 그는 "미국은 이슬람과 전쟁을 하고 있지도 않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우리가 맞서야 할 우선적인 사안은 모든 형태의 폭력적인 극단주의"라고 선언했다. 미주 정상회의가 열렸던 곳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웃으며 악수도 했다. 아프리카 가나를 찾아가서는 독재와 부패, 분쟁이 끊이지 않는 아프리카 정치현실을 비판하면서 아프리카인 스스로 미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굿 거버넌스`를 강조했다. 러시아와는 새로운 관계를 설정한다는 의미인 `리셋(Reset)` 외교를 선언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지난 6일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하면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 초안을 마련하자는 데 합의했다. 조지 부시 전 행정부가 9ㆍ11테러 이후 밀어붙인 일방주의에서 벗어나는 데 역점을 두면서 대화와 소통을 통해 실추된 미국의 도덕적인 지도력을 회복려는 노력이 그의 `스마트 파워 외교`에서 실현되고 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