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로 만난 이들

케빈 러드 호주 총리 "원아시아에서 미국 빼놓을수 없다"(2009.11.6.)

joon mania 2015. 8. 7. 17:39

케빈 러드 호주 총리 "원아시아에서 미국 빼놓을수 없다"(2009.11.6.)

매경 단독인터뷰

케빈 러드 호주 총리가 5일 호주 브리즈번 시내 중심가 총리집무실에서 아시아 통합 필요성에 대해 매일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케빈 러드 호주 총리는 5일 "아시아 통합을 위한 `원 아시아`에 미국을 빼놓고는 추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신이 제창한 아시아ㆍ태평양 공동체(APC)와 관련해 "이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 군사, 안보 협력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하고 "21세기는 평화(peace)와 번영(prosperity)이라는 2P로 상징되는 시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러드 총리는 "한국은 아시아 지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국가가 되고 있다"며 "선진국과 개도국 간에, 그리고 G20(주요 20개국) 내부에서 훌륭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세계 경제위기 이후 새로운 질서와 관련해 "21세기 새로운 시대를 적극적으로 열어가기 위해서는 환경 변화에 맞는 사고를 갖춰야 한다"며 "이제 기후 변화나 고령화 사회 대비,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시스템 등 공통 문제에 각국이 협력하고 공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러드 총리는 10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도하라운드(DDA) 협상이 조속히 종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논란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과 이 문제에 대해 최근 전화통화를 했다"며 "중국 경제가 좋다는 방증 아니겠느냐"고 위안화 절상을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러드 총리는 5일 오후 3시(현지시간) 호주 브리즈번에 있는 현지 총리 집무실에서 매일경제신문 조현재 편집국장과의 단독 대담에서 이렇게 밝혔다. 브리즈번은 호주 제3 도시로 러드 총리 지역구가 있는 정치적 고향이다. 러드 총리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한 것은 외국 언론 가운데 올해 들어 두 번째다. 러드 총리는 지난 6월 22일자 매일경제신문에 APC 필요성에 대한 특별 기고를 게재한 바 있다. 

이날 인터뷰는 조현재 편집국장과 윤경호 경제부장, 현경식 기자 등 특별취재팀이 러드 총리 지역구 행사를 위한 브리즈번 방문에 맞춰 현지로 날아가 이뤄졌다. 

50여 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러드 총리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공조와 G20 정상회의 증진 방안 등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러드 총리는 한국과 관계에 대해 "굳건한 동맹(ally)이자 오리지널 파트너로서 흔들리지 않는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그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신이 내린 결정을 자주 바꾼다"며 "이 대통령이 균형감을 갖고 잘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이어온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평가했다. 

협상을 진행 중인 한ㆍ호주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한국은 호주 석탄과 LNG 등을 필요로 하고 반면 호주는 한국 자동차와 가전을 수입하는 등 서로를 필요로 한다"며 "수출입 불균형을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양국은 좋은 무역 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러드 총리는 세계 위기 후 새로운 국제 질서 재편과 관련해 "무역의 세계화가 중요하며 청정에너지 전환 등 기술혁명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고령화 현상을 신성장동력으로 전환하는 지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리즈번 = 윤경호 경제부장 / 현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