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로 만난 이들
케빈 러드 호주총리 인터뷰 일문일답 1
joon mania
2015. 8. 7. 17:41
케빈 러드 호주총리 인터뷰 일문일답 1
한국은 잠재력이 큰 나라, 원아시아 중심 역할할 것 | |||||||||
아ㆍ태 공동체는 정치ㆍ안보 협력체 APECㆍASEAN 한계 뛰어넘어야 韓-호주 무역역조 불구 FTA 낙관 對北정책 일관된 원칙 지켜나가야 24시간 일하는`해리포터`친화력 세계 정상중 첫손 | |||||||||
◆ 러드 호주총리 매경인터뷰 ◆
그는 인사를 하며 건넨 취재진의 명함에 새겨져 있는 한자 이름을 중국말로 읽으며 한자 뜻까지 붙여 설명해주는 친절까지 보였다. 러드 총리는 지난 6월 22일자 매일경제신문에 `21세기 아ㆍ태 시대를 위한 선택`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1년 전 주창한 `아시아ㆍ태평양공동체(APC)`에 관한 특별기고를 게재한 인연을 갖고 있다. 그는 특히 본사 주최 세계지식포럼에 대해 "이미 들어서 잘 알고 있다"며 큰 관심을 표명했다. ―호주는 G20 국가 중 처음으로 두 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호주 경제는 위기를 벗어난 것인가. ▶호주 경제는 다른 어떤 경제 선진국들보다 상황이 낫다고 생각한다. 호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와 내년에도 플러스 성장을 확실히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부채비율도 어느 선진국보다 낮고, 국가 재정 역시 가장 건전한 수준이다. 전 세계 경기 회복이 불균등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정도면 호주 경제가 매우 견고한 것 아닌가. 하지만 경기 회복은 매우 힘든 과정이다. ―세계 경제는 회복 단계에 올라섰다고 보는가. 바람직한 출구전략은 무엇이고 언제 취해야 한다고 보나. ▶세계 각국이 현재 경제 위기에 적절하게 협력해 대응하지 않으면 다시 위기가 심화될 수 있다. 신용평가 회사나 은행 등에 대한 규제시스템이 제대로 자리 잡혀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과 나는 여러 차례 협의를 했으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위기극복을 위해 새롭게 자리잡고 있는 G20의 성공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G20 성공을 확신한다. G20가 주창된 지 1년이 지난 현재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 기반은 튼튼하다.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밤잠을 자지 않고 G20 성공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웃음) ―경제위기가 극복된 후 세계 질서 재편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미국 소비가 줄었다고 동아시아의 수출상품이 주도하는 현재 질서가 종료될 것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다만 새로운 미래 성장을 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무역의 세계화, 도하개발어젠더의 종료, 청정에너지 전환 등 기술 혁명이 필요하며, 고령화 현상을 성장으로 승화시키는 방안 등을 제시해야 한다. ―아시아의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보는가. EU처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지난해 제창한 APC는 EU와 겉으로는 비슷하게 보이지만 그 내용을 보면 같지 않다. 유럽은 300년간 소모적인 경쟁을 했다. 20세기 초반까지 프랑스와 독일 영국 스페인은 경쟁했으나 20세기 후반 들면서 커뮤니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APEC는 경제 공동체로 미국을 포함하지만 인도는 참여시키지 않고 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에는 동남아 국가들이 참여하지만 미국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여기서 나는 치밀한 계획과 전략을 갖추고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지역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 기구는 지역의 힘을 모으고 더 많은 의제를 논의하며 안보, 기후변화 등을 실질적으로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매일경제신문을 통해 APC를 주창했다. APC의 비전은 무엇인가. ▶APC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군사 안보에 대한 협력체를 의미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APEC나 아세안이 가진 경제적,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다. ―매일경제신문은 지난달 세계지식포럼을 열어 `원아시아`를 주창했다. 원아시아가 성사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인도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지역 문제를 갖고 있다. 중국과 대만은 양안관계로 갈등이 있으며 북한 핵 문제는 한반도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잠재적인 위험 요소다. 원아시아는 `APC`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APC가 좀 더 얌전한(modest) 제안이라고 생각한다.(웃음) 전쟁은 아니다. 평화와 번영을 위한 21세기형 새로운 공동체가 돼야 할 것이다. ―중국과 일본의 심한 경쟁적인 관계가 `원아시아`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중국과 일본의 경쟁적인 관계는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본다. `원아시아`로의 통합을 위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고, 중국 지도자가 하토야마 총리를 만났다. 중국과 일본은 과거 역사를 넘어 미래를 향해 나가고 있다. ―한국이 아시아, 나아가 G20 국가 간 효과적인 중재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좋은 친구인 이명박 대통령이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웃음) 한국은 지역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존경받는 국가가 됐다. 한국은 중재국으로서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G20에서도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중국의 부상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중국이 세계 지도국가로 발전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인가. ▶중국은 전략적으로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는 세계 수요를 창출하는 거대한 추동력이다. 중국의 부상은 중국 자체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 나아가 전 세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로 인해 중국은 전 세계 국가 중 주요 이해관계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고정환율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위안화가 미국 달러를 대체할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이 있나. ▶지난번 이명박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중국 위안화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중국 경제가 좋다는 방증이 아니겠느냐. 기본적으로 위안화 환율에 대해서는 중국 지도자들이 결정할 문제다. ―호주와 중국 간에 경제 문제를 놓고 갈등이 있었다. 최근 리커창 중국 부총리가 호주를 방문했는데 양국 간 관계에 진전이 있었나. ▶중국과는 벌써 37년이나 된 오래된 관계다. 매우 긍정적이다. 중국과는 전략적으로 공통 관심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총리는 호주의 해리 포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리고 총리가 된 후 `미래(future)`를 강조하고 있다. 총리가 말하는 미래의 의미는 무엇인가. ▶정치인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이 잘살 수 있는 국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호주의 미래는 교육이 가장 잘 이뤄진 국가, 아시아 문화의 중심지가 되는 것이다. 호주에서는 학생 수백만 명이 아시아의 다양한 언어를 공부하고 있다. 한국과 함께 번영된 미래를 이끌고 나가길 바란다. ![]()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2X (1/50)s iso640 F3.5 ■ 케빈 러드 호주총리는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일하는 해리 포터." 호주의 제26대 연방총리이자 노동당 당수인 케빈 러드에게 호주 사람들이 붙인 별명을 한마디로 짜깁기하자면 이렇게 정리된다. `24-7 케빈`이라는 별명은 24시간 일하고 일주일에 7일간 일한다고 붙여진 애칭이다. 영화 `해리 포터`의 주인공과 닮아 호주의 해리 포터로도 불린다. 학생 시절 천재로 불릴 정도로 학업성적이 좋았고, 소년 시절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잃은 점, 안경을 낀 아이 같은 얼굴에다 차분하고 부드러운 말투가 영화 주인공과 닮았기 때문이다. 그는 2007년 당시 젊은 50세의 나이로 11년간 장기 집권했던 68세의 존 하워드 전 총리를 눌러 호주 내에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다. 러드 총리는 호주 퀸즐랜드주 시골마을 넘버에서 빈농의 넷째로 태어났다. 11세 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 가족과 함께 농가에서 쫓겨나 자동차에서 생활하며 힘겨운 성장기를 보냈다.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그의 친화력과 사교력은 각국 정상 중 첫손에 꼽힌다. 최종문 외교통상부 남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명박 대통령과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 정상들과도 가장 좋은 관계를 갖고, 지속적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어 국가지도자 중 정보 소통의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드 총리는 15세 때 노동당에 입당했고, 호주국립대 중국어과를 나온 뒤 1980년대 스웨덴 스톡홀름과 중국 베이징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했다. 1988년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중앙정계로 진출했다. 대학 시절 `루커원(陸克文)`이라는 중국어 이름을 스스로 만들어 부르는 등 중국 사랑이 지극한 것으로 유명하다. [윤경호 경제부장 / 정리 = 현경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