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에 비쳐본 한국경제

삼성전자 외국인 매도 공세를 주시해야 하는 두가지 이유(2013.6.13.)

joon mania 2015. 8. 8. 23:35
삼성전자 외국인 매도 공세를 주시해야 하는 두가지 이유(2013.6.13.)

[윤경호 기자의 국제뉴스에 비쳐보는 한국경제]

 네이버 기사입력 2013-06-12 17:43

대한민국 대표주식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공세가 연일 관심거리다. 그렇지 않아도 힘없이 허덕이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표주의 동요는 전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뿐 아니라 투기 세력의 조직적 개입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어서다. 

외국인들의 매도는 지난 7일 JP모건의 보고서로 촉발됐다.주력 품목인 갤럭시S4 올해 예상 판매량을 7900만대에서 5900만대로 하향조정하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90만원으로 20만원 낮춘다는 내용이었다. 그날 삼성전자 주가는 하루 6.2% 폭락했다. 외국인들이 순매도한 주식은 45만3732주에 6650억원 어치에 달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하루 순매도량 기준으로 8년8개월만에 최대규모다. 이후 10일과 11일까지 사흘간 순매도액은 1조2000억원을 웃돈다. 

삼성전자 주가는 135만원대로 주저 앉았다. 지난 11일의 경우 코스피가 12포인트 하락했는데 삼성전자 한종목이 9포인트 가량을 끌어내렸다. 

11일에는 JP모건에 이어 모건스탠리까지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놓으며 가세했다. 최근 갤럭시 S4의 부품 주문량은 평범한 수준이라며 올해 갤럭시S4 출하량 예상치를 기존 7100만 개에서 6100만 개로 하향한다는 것이었다. 

최근의 매도 공세와 주가 급락은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 애플과의 소송에서 10억5000만달러 배상 결정이 내려졌을때와 같은 뚜렷한 악재이라면 모르지만 두개의 보고서외에는 손에 잡히는 원인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 상태로 인한 시장 확장 한계 차원이라면 진지하게 봐야 할 사안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선진국 스마트폰 보급률은 이미 80~90%에 육박한다. 올봄 출시전에 퍼져있던 갤럭시S4에 대한 기대와 달리 실제 제품은 혁신 수준이 미흡했다는 평도 있다. 올해 1억대까지 잡았던 예상 판매량은 앞의 두 보고서에서 처럼 7000만대 전후 수준으로 낮춰지고 있다. 

연이은 매도 공세 결과 삼성전자 주식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12일 현재 48.82%로 3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지난 3월 6일 50.52%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감소해왔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공세로 연일 하락세 행진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 동향이 요즘 주식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삼성전자의 서울 강남 본사 사옥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여하튼 현재진행형인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는 두가지 점에서 예의주시해야 한다. 

첫째는 삼성전자 주식 매매에 조직적인 세력의 개입 가능성이다. 이럴 경우 일부 투기세력이나 검은머리 외국인들에 의한 장난일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의 대차잔고를 85만여주나 늘린 점을 주목한다. 이기간에 주식수로 29만주, 금액으로 4269억원의 공매도 이뤄졌다. 늘어난 대차잔고가 공매도에 활용된 것인 셈이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는 공매도를 먼저 시행한 뒤에 실제 대량 매도로 주가를 끌어내리면서 차익을 가져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펀더멘털과는 무관한 매도 공세이고 주가 조작으로 봐야 하는 셈이다. 이에따라 한국거래소가 최근 이뤄진 삼성전자 주식 거래를 다시 살펴보는 등 금융감독 당국이 집중 감시에 들어갔다고 한다. 금융감독원은 모니터링을 통해 의심스러운 점이 포착되면 정식 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둘째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동요 현상이다.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자에서 선진국의 돈풀기에 기댔던 신흥시장에서 통화와 주식 및 채권이 한꺼번에 동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 중앙은행발(發) 거품 파티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에 한순간 꺼지면서 신흥국 자산투매 현상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 루피, 남아프리카공화국 란드, 터키 리라, 브라질 헤알, 멕시코 페소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 급락하고 있다. 인도 채권시장에서 최근 2주간 외국인들은 20억 달러 가량을 빼내간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자들은 신흥국에서 돈을 빼 미국행을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미국 국채수익률은 급등(채권 가격 하락)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한때 연 2.29%까지 올라 1년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진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공세이니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것이다.

글로벌 자본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직접적인 충격을 한국경제에 줄 수 있다. 실물과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돼 있는만큼 외국인들이 급격히 발을 빼 주식·채권 및 외환시장에 교란 요인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유동성의 급격한 유출로 인한 신흥국들의 동요를 우리는 남다르게 주시하고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