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智園]연상의 여인(2013.6.18.)
독일파 축구스타 구자철이 이번 주말 두살 연상의 신부와 결혼한다.축구 한일전 종료후 독도세리머니로 올림픽 동메달 박탈 위기에 몰려 마음고생을 했던 박종우 선수도 지난달 두살 많은 신부에게 장가갔다.연예계에서는 백지영(38)-정석원(29), 한혜진(33)-기성용(25) 등 여성의 나이가 더 많은 커플들이 속속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유명인들을 중심으로 연상의 여인이 많아지자 한 결혼정보회사가 `극복 가능한 나이 차이`를 설문조사했더니 응답자의 40% 가량은 1~2살 연상 이라고 답했다.하지만 백-정 커플은 9살,한-기 커플은 8살의 차이를 감싸 안았다.
동물행동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동물 사회에서는 거의 대부분 암컷이 선택권을 갖는다. 반면 인간의 경우 모계사회때는 여성 우위였지만 그후에는 수렵 시대 육체적으로 힘의 우위를 가진 점에서,농경 사회에는 돈과 권력을 확보한 점에서 남성에게 선택권이 넘어 갔다.
호주 북부에 사는 원주민 티위족 청년들은 빈털털이 시절인 초혼때는 열살이나 심지어 스무살까지 많은 여자에게 장가를 갔다가, 나중에 재산을 갖게 되면 반대로 스무살에서 서른살까지 어린 여자를 다시 아내로 선택했다.
조류학자들에 의하면 북미 대륙 늪지대에 주로 서식하는 붉은점찌르레기라는 새 조차도 암컷의 수컷 선택에 이런 성향을 보인다고 한다.암컷은 평범한 흑갈색인 반면 수컷은 윤기 흐르는 까만 깃털로 몸이 덮여 있고 날개 복판에 붉은 반점이 있다.이렇게 멋져 보이는 수컷들이 이른 봄이 오면 먼저 터를 차지한 후 노래를 부르며 암컷들을 자기 영역으로 유혹하는데 이때 암컷들은 수컷 자체의 매력보다는 수컷의 재산 정도를 기준으로 상대를 선택한다는 것이다.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새끼를 기를수 있는지를 따지는 것으로 짐작된다.(최재천 교수의 `동물과 인간 이야기'에서 인용)
연상의 여인 커플을 두고 `나이 많은 여성이 나이 어린 남성을 받아들이고 있는' 현상으로도 해석한다.여성들의 경제력 향상과 연결짓기도 한다.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경제력도 남성을 압도하니 돈과 권력을 좇아 나이 많은 남성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대신 좀더 자유럽게 애정 표현도 하고 훨씬 나긋나긋한 연하의 남자를 선호하는 것인지 모른다고 최재천 교수는 지적한다.
이런 저런 해석을 다 떠나 분명한건 이제 배우자 선택권이 여성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이다.<윤경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