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黨이름 바꾸는 꼼수보다 정치DNA를 바꿔라 (2012.1.27.)
joon mania
2015. 8. 9. 00:12
黨이름 바꾸는 꼼수보다 정치DNA를 바꿔라 (2012.1.27.)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마침내 당명을 개정하기로 결정했다. 비대위는 오늘부터 사흘간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 절차를 거친 뒤 30일 비대위와 의원총회에서 새 당명을 확정하겠다고 어제 발표했다. 친이계나 쇄신파는 아예 당을 해체하고 전면적 재창당을 하자고 주장했지만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설 연휴 직전 소속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당명 변경 찬성이 절반을 넘겨 개정 작업에는 탄력이 붙어 있었다.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은 1997년 외환위기 때 신한국당과 민주당 통합으로 나왔다. 가깝게 보면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각각 주도했던 민주정의당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등 보수 계열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 일련의 부끄러운 사태로 차떼기당이나 수구꼴통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었다. 이번에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같은 치명적인 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이었다. 국민의 외면과 손가락질이 얼마나 심했으면 소속 의원조차 '한나라당 간판으로는 선거를 하나 마나'라고 하는 판이니 당명 변경의 불가피성은 이해할 만도 하다. 그렇지만 한나라당 의원 전체가 송두리째 자신을 바꾸겠다는 대오각성의 결의도 없이 당 간판만 바꾼다면 유권자들은 뭐라고 하겠는가. 그 나물에 그 밥이라 할 수도 있고 국민을 얕보는 조삼모사(朝三暮四)라며 되레 거부반응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새 이름을 공모한다고 하자 벌써 시중에는 '비서가했당' '간당간당' 등 요즘 한나라당 처지를 반영하는 촌철살인의 비아냥거리는 이름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나돌고 있을 정도다. 박 위원장과 비대위는 구성원의 정치DNA부터 바꾸는 일에 더 진력해야 한다. 180도 환골탈태한다는 각오를 국민 앞에 새로운 당의 명패와 함께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구태에 찌든 낡은 인물을 과감히 도려내고 새로운 인물을 끌어들이는 쇄신을 이뤄내야 한다. 새 정강ㆍ정책에 국민이 신뢰를 보낼 내용을 넣어야 한다. 디도스 공격이나 돈봉투 사건에 대한 명확한 실체 규명과 당 차원의 조치도 선행돼야 한다. 껍데기만 바꾸고 말면 유권자는 진짜로 분노할 것이다. 알맹이를 바꾸는 게 진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