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유명한 경제학자 라구람 라잔 전 시카고대 교수가 인도중앙은행(RBI) 신임 총재로 집무를 시작했다. 올들어 달러대비 루피화 가치 폭락으로 인도가 신흥국 新외환위기의 본거지로 간주되면서 궁지에 몰리자 맘모한 싱 인도총리가 라잔의 중앙은행총재 기용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내부적으로도 지난 1991년 외환위기후 최악의 상황에 빠져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IMF(국제통화기금)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라잔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미리 예측하며 스타 경제학자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그러니 시장에서 라잔에 대한 기대는 엄청나다. 인도 현지 언론은 지명을 받은 뒤부터 이날까지 라잔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하면서 유례없는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취임 첫날인 4일 뭄바이 증시의 센섹스 지수는 3.45% 폭락했다. 이번주 들어 진정세를 보이던 루피화 가치도 2.45% 떨어져 달러당 67.63루피를 기록했다. 사상 최저치이던 지난주의 68.62루피에 근접했다. 라잔에 대한 기대와 별개로 골드만삭스가 인도경제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은 점이 금융시장의 재폭락을 가져온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올 인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의 6%에서 4%로 낮췄다.실제로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4%로 뚝 떨어졌다. 루피화는 향후 6개월안에 달러당 72루피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라잔은 첫날부터 대대적인 금융·통화개혁안을 발표했다. 인도 시중은행들이 외국에 있는 인도인의 달러 예치를 기반으로 RBI에 스와프 창구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은행들이 국외 차입한 달러를 시장 금리보다 낮게 RBI에서 루피로 스와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처가 은행의 외화예금 헤지 비용을 줄이고 자금 유입을 유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단 중앙은행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강조한 라잔의 언급과 조치가 시장에 신뢰를 준 것으로 보인다.덕분에 루피화는 5일에는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취임 첫날인 4일 뭄바이 증시의 센섹스 지수는 3.45% 폭락했다. 이번주 들어 진정세를 보이던 루피화 가치도 2.45% 떨어져 달러당 67.63루피를 기록했다. 사상 최저치이던 지난주의 68.62루피에 근접했다. 라잔에 대한 기대와 별개로 골드만삭스가 인도경제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은 점이 금융시장의 재폭락을 가져온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올 인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의 6%에서 4%로 낮췄다.실제로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4%로 뚝 떨어졌다. 루피화는 향후 6개월안에 달러당 72루피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라잔은 첫날부터 대대적인 금융·통화개혁안을 발표했다. 인도 시중은행들이 외국에 있는 인도인의 달러 예치를 기반으로 RBI에 스와프 창구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은행들이 국외 차입한 달러를 시장 금리보다 낮게 RBI에서 루피로 스와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처가 은행의 외화예금 헤지 비용을 줄이고 자금 유입을 유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단 중앙은행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강조한 라잔의 언급과 조치가 시장에 신뢰를 준 것으로 보인다.덕분에 루피화는 5일에는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 <라구람 라잔 전 시카고대 교수가 4일부터 인도중앙은행(RBI) 총재로 업무를 시작했다.그는 취임 첫날부터 대대적인 금융.통화 개혁안을 내놓으며 시장에 정책 예측성과 투명성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사진은 조인스닷컴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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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루피화 가치는 최근 6개월 새 20% 가까이 떨어졌다. 외환보유액이 8월 현재 2504억 달러로 세계 10위권에다 수입액 기준으로 6개월치에 해당할만큼 튼튼하다고 내세우나 빠져나가는 외국계 자금을 감당할수 있을지 자신하기 어렵다. 재정수지 적자가 GDP의 5% 선까지 불어났고, 국가부채는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 재정적자를 악화시킬 포퓰리즘(인기영합)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의회를 통과한 식품보조금법안이 대표적이다.
인도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공화국 그리고 남미의 브라질까지 합친 5개 신흥국이 요즘 국제금융시장을 위협하는 지뢰밭이다. 국제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들을 묶어 `프래자일 파이브(fragile five)`라고 칭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무차별적 돈풀기인 양적완화로 달러가 이들 신흥국에 흘러들어갔는데 이제 돈줄을 죄려하자 투자됐던 돈이 썰물처럼 빠지면서 그 유탄을 맞는 것이다.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주가도 연계해 폭락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져 있다.
올들어 이들의 통화 가치 하락폭을 보면 인도 20.9%, 남아프리카공화국 20.1%, 인도네시아 17.4%, 브라질 16.4%, 터키 13.0% 등이다. 5개 나라의 공통점은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예외없이 엄청나다는 점이다. 터키의 경우 경상수지 적자가 GDP 대비 7.5%에 달한다. 남아공과 인도는 4~5% 수준이다. 브라질과 인도네시아도 2%를 웃돈다. 이렇게 경상수지 적자가 쌓여있는 나라에서 경제 위기가 가시화되는 구조는 이렇다. 우선 투자돼있던 외국인 자금이 빠지기 시작하면 통화가치가 급락한다. 달러 대비 환율이 올라간다는 의미다. 환율 급등으로 현지 통화로 갚아야 할 외채 부담은 더 불어나고 이는 수출 채산성을 떨어뜨리면서 경제 전체가 악순환에 빠진다.
5개 신흥국의 新외환위기는 그들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수출 물량의 상당부분을 신흥국에 보내고 있는 한국 경제도 타격을 받지 않을수 없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를 보면 올 7월까지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남아공 5개국에 대한 우리의 수출은 전년 대비 8.8% 감소했다. 전체 수출에서의 비중도 지난해 7.8%에서 올해는 7.3%로 줄어들었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로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67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로의 수출은 67억1000만 달러로 15.8% 줄었다. 대 브라질 수출도 14.5% 감소한 56억3000만 달러를 보였다. 올해 수출목표 5700억달러를 달성하는데 신흥국의 新외환위기는 심각한 복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전체 수출의 15%를 차지하는 아세안 10개국으로 외환위기가 전이 되느냐를 예의주시해야 한다.신흥국 新외환위기가 어떻게 전개되고 어느지역으로 확산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수 없는 이유다.
인도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공화국 그리고 남미의 브라질까지 합친 5개 신흥국이 요즘 국제금융시장을 위협하는 지뢰밭이다. 국제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들을 묶어 `프래자일 파이브(fragile five)`라고 칭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무차별적 돈풀기인 양적완화로 달러가 이들 신흥국에 흘러들어갔는데 이제 돈줄을 죄려하자 투자됐던 돈이 썰물처럼 빠지면서 그 유탄을 맞는 것이다.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주가도 연계해 폭락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져 있다.
올들어 이들의 통화 가치 하락폭을 보면 인도 20.9%, 남아프리카공화국 20.1%, 인도네시아 17.4%, 브라질 16.4%, 터키 13.0% 등이다. 5개 나라의 공통점은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예외없이 엄청나다는 점이다. 터키의 경우 경상수지 적자가 GDP 대비 7.5%에 달한다. 남아공과 인도는 4~5% 수준이다. 브라질과 인도네시아도 2%를 웃돈다. 이렇게 경상수지 적자가 쌓여있는 나라에서 경제 위기가 가시화되는 구조는 이렇다. 우선 투자돼있던 외국인 자금이 빠지기 시작하면 통화가치가 급락한다. 달러 대비 환율이 올라간다는 의미다. 환율 급등으로 현지 통화로 갚아야 할 외채 부담은 더 불어나고 이는 수출 채산성을 떨어뜨리면서 경제 전체가 악순환에 빠진다.
5개 신흥국의 新외환위기는 그들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수출 물량의 상당부분을 신흥국에 보내고 있는 한국 경제도 타격을 받지 않을수 없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를 보면 올 7월까지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남아공 5개국에 대한 우리의 수출은 전년 대비 8.8% 감소했다. 전체 수출에서의 비중도 지난해 7.8%에서 올해는 7.3%로 줄어들었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로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67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로의 수출은 67억1000만 달러로 15.8% 줄었다. 대 브라질 수출도 14.5% 감소한 56억3000만 달러를 보였다. 올해 수출목표 5700억달러를 달성하는데 신흥국의 新외환위기는 심각한 복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전체 수출의 15%를 차지하는 아세안 10개국으로 외환위기가 전이 되느냐를 예의주시해야 한다.신흥국 新외환위기가 어떻게 전개되고 어느지역으로 확산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