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智園] 국도 77호선(2015.3.5.)
한반도 서남쪽 중심지 목포가 국도 1호와 2호의 출발점임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다. 1호선은 신의주(939.1㎞), 2호선은 부산(377.9㎞)까지다.
국도는 중앙정부에서 관리 운영하는 기간도로다. 고속도로처럼 도로법 적용을 받고 노선 번호와 노선명이 지정돼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8년 조선도로령으로 시작됐는데 정부 수립 후에도 이를 유지하다 1967년 현재의 노선으로 손본 뒤 이어지고 있다.
남북 방향은 홀수 번호를, 동서 방향은 짝수 번호를 붙여 1호부터 99호까지 있다.한 자릿수 국도는 기본 축 역할을 하는 노선이고,두 자릿수는 이들을 이어주는 간선이다. 3호선은 경남 남해에서 평북 초산, 4호선은 충남 장항에서 경북 경주, 5호선은 경남 거제에서 평북 증강을 잇는다. 6호선은 인천 중구에서 주문진까지다. 서울~강릉 경강로가 이 길이다. 8호선(몽금포~원산) 9호선(북청~혜산진) 10호선(신의주~온성) 41호선(신의주~원산)이나 50번에서 90번대에 있는 22개 노선은 북한에 있다.
남북 간 연결 도로는 1·3·5·7·31·43호선인데 실제 왕래가 이뤄지는 길은 1호선과 7호선이다. 제주에 있던 11·12·99호선 등은 지방도로 변경돼 사라졌다.
가장 눈길이 가는 노선은 77호선이다. 부산에서 남해안을 거쳐 서해안 도로를 구비구비 돌아 개성에 이르는 길이다. 경남 전남 전북 충남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 황해도에 골고루 걸친다. 중간에 일부 지방도와 겹치는 구간도 있다. 운행 가능한 길로만 따지면 부산에서 인천까지였다가 2008년 말 자유로(서울~파주)가 추가돼 1202㎞에 달한다.
해안 쪽의 지형 장애로 다른 도로를 경유해야 하는 여수~남해를 비롯해 태안~보령(12㎞), 부안~고창(10.5㎞), 영광~해제(10㎞) 등의 연결 작업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께 전 구간을 개통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예산 배정 때 복지 부문에 우선순위를 뺏겨 국도 건설 예산 확보에 적지 않은 애로를 겪었다고 한다.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섬과 섬 혹은 섬과 육지를 잇는 교량 도로가 다 완성되면 국도 77호선은 낭만이 물씬 묻어나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가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