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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만큼 어렵다면 대비책도 내놓아라(2012.6.7.)
joon mania
2015. 8. 12. 11:21
대공황만큼 어렵다면 대비책도 내놓아라(2012.6.7.)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현충일 추념식사에서 경제 상황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유럽발 재정위기가 금융위기와 실물위기를 가져오고 있어 벗어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며칠 전 유로존 사태를 '대공황에 버금갈 수 있다'고 진단한 데다 MB정부 첫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도 '지금이 대공황보다 심각하다'며 가세했는데 이젠 대통령까지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정부는 3단계의 비상계획을 세우고 추경 예산 편성도 검토한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그저께 국무회의에서 "지금까지 '상저하고'로 봤는데 하반기 성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으니 대비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개방 경제 체제에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대외 여건 변화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EU나 미국은 물론 중국 등 신흥국 시장까지 불안해져 최근 석 달간 수출이 감소세다. 백화점 매출이나 기업들의 실적 등 내수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평소에는 시장을 안심시키는 역할을 하는 김석동 위원장이 불안을 부추기는 듯한 얘기를 한 것은 그리스 사태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스페인발 쇼크를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한다.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11년 말 기준 1조5000억달러로 그리스의 5배에 달하며, 외채 규모는 2조3000억달러로 그리스의 4700억달러를 한참 웃돈다. 유로존의 위기가 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 재정위기가 금융위기와 실물위기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걱정하는 것이지만 한국만 유독 '대공황'을 들먹이며 호들갑을 떠는 건 아닌지도 봐야 한다. 경제는 심리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데 벌써 겁을 먹고 회합을 취소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정책 당국자들이 지나치게 위기감을 높여 놓으면 경제 주체들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용어 선택이나 표현에 신중을 기하기 바란다.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지만 지레 겁먹고 소비나 투자를 과도하게 줄인다면 악순환만 가져올 뿐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위기가 유럽 국가들처럼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편안한 가운데 위험을 잊지 않는다'는 안불망위(安不忘危)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기업, 가계 모두 마음에 새겨둘 표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