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韓신용등급 日추월 기뻐하기 어려운 까닭(2012.9.8.)
joon mania
2015. 8. 12. 16:58
韓신용등급 日추월 기뻐하기 어려운 까닭(2012.9.8.)
국제신용평가사인 영국 피치가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15년 전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AA-'로 끌어올렸다. 세계 경기 침체로 주요국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있는데 지난달 말 무디스에 이어 잇따라 우리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됐으니 고무적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말처럼 '국제심판 세 명 중 두 명에게서 더블A 등급 승격 판정을 받은 것'과 같다. 피치는 우리 신용등급을 일본보다 높게, 투자등급도 일본의 '부정적'보다 우수한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중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A+ 등급을 유지해 우리나라가 한 등급 더 높아졌다. 우리 앞에는 AAA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를 비롯해 홍콩(AA+) 벨기에(AA) 등이 있고 한국은 세계 10위다.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가면 외국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비용이 낮아진다. 정부는 대외채무에 대한 이자비용을 연간 4억달러(약 4500억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위기를 잘 관리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도 성과다. 무디스에 이어 이번 피치의 등급 상향, 일본 추월 등은 분명 경사지만 마냥 기뻐하기엔 주저하게 만드는 게 있다. 이들이 등급을 올린 이유는 재정건전성, 단기외채 비중 축소(33% 수준), 외환 유출입에 대한 안전장치 등이었다. 반면 한국 신용등급을 장차 떨어뜨릴 수 있는 요소로 가계부채, 공기업 부실, 북한 리스크, 은행 자산 부실 염려 등을 꼽았다고 한다. 피치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5%로 하향 조정하고 내년엔 3.5% 수준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다 고령화로 인한 경제 활력 저하, 대선 후 여야 분열 등도 걱정이다. 올랐던 신용등급이 다시 떨어지면 한국에 대한 평판은 엉망이 될 터이니 이번 국가신용등급 상향을 마냥 기뻐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