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초 큰폭 원貨 강세 길게 보고 대비해야(2013.1.3.)

joon mania 2015. 8. 17. 11:43
연초 큰폭 원貨 강세 길게 보고 대비해야(2013.1.3.)
 
새해 첫날부터 달러당 원화값이 단번에 1070원대 벽을 깨고 1063.50원까지 가파른 강세를 보였다. 미국 재정절벽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지난달 수출대금 중 이월된 네고 물량으로 달러 매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달러 대비 원화값이 106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1년 9월 이후 1년4개월 만이다. 
지난해 미국 EU 일본 등 주요국 양적 완화로 인한 유동성 홍수로 통화전쟁이 펼쳐지면서 원화가치 강세(환율 하락) 기조는 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우리 수출기업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경제 전반에 후유증을 낳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달러 대비 원화는 7.4% 올라 아시아 통화 중 가장 높은 절상률을 기록했다. 필리핀 페소(6.5%), 싱가포르 달러(5.85%), 대만 달러(4.16%), 말레이시아 링깃(3.59%) 등에 비해 원화 강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국제 신용평가사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 조정과 원화 자산에 대한 선호 증가가 원화 강세 요인으로 분석된다. 
머빈 킹 영란은행 총재는 지난해 말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2013년에 진짜 환율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염려했다. 선진국을 포함해 서로가 경제위기를 벗어나려고 돈을 풀면서 그로 인한 부담을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가 벌어진 상황이다. 
우리는 비록 끌려가야 하는 처지이기는 하지만 외환당국이 적절한 관리정책을 통해 원화값의 과도한 출렁임을 막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 조절, 외국 은행 채권투자 과세, 외화부채 거시건전성 부과금 등 외환규제 3종 세트만으로 부족하다면 자본유출입 직접 규제를 위한 토빈세 같은 새 카드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요 연구소와 금융회사는 올해 달러당 원화값 평균치를 1050원 선으로 예상하지만 일각에서는 1000원까지 근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2009년에도 연간 9%의 가파른 절상률을 보여 수출 기업들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 바 있다. 원화 강세 기조 자체가 바뀌지 않는다고 본다면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환리스크를 줄일 헤지 전략과 함께 악화되는 수출 여건을 이겨낼 비용 절감이나 기술경쟁력을 키우는 장기적인 노력을 함께 펼쳐야 한다. 가계나 개인도 국외송금이나 외국여행 등 생활 속에서 환테크 전략을 구사해 원화 강세 시대에 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