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원조 블랙베리 몰락이 주는 교훈 (2013.8.14.)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였던 블랙베리가 그제 회사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업무용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였으나 2007년 애플 아이폰이 나온 데 이어 구글 안드로이드, MS 윈도폰 등 스마트폰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면서 고전하더니 마침내 손을 들었다. 최근 블랙베리 시장점유율은 2.9%까지 곤두박질쳤다. 어느 업체로 인수되느냐도 관심사지만 이를 떠나 우리는 사실상 '스마트폰 원조'인 블랙베리 몰락이 IT업계에 던지는 메시지에 더 주목한다. 스마트폰 등장 후 부동의 선두 휴대폰 제조업체였던 노키아도 추락하고 있다. 지난 2분기(4~6월) 노키아 매출액은 74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24.5% 감소했다. 삼성전자에 이미 1위를 빼앗긴 노키아 실적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가는 최고점 대비 90% 가까이 빠져 있다. 급기야 MS가 최근 노키아 인수 협상을 진행했는가 하면, 스마트폰 제조에 나선 지 2년밖에 안 된 중국 화웨이가 노키아 인수를 선언하고 나설 정도다. 지난 15년여 동안 휴대폰 제조업계 왕좌를 차지한 노키아가 이젠 인수ㆍ합병 제물로 전락한 게 IT업계의 냉엄한 현실이다. 한때 세계를 제패했던 모토롤라 전철을 노키아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제조시장에서 세계 1ㆍ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특히 중국 업체들 공세가 무섭다. 지난 2분기 세계시장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5대 중 1대는 중국 제품이었다. ZTE, 화웨이, 레노버, 쿨패드 등 4인방 시장점유율 합계는 19%로 1년 전에 비해 5%포인트 높아졌다. 아직은 보급형 제품으로 중저가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지만 프리미엄 제품까지 내놓는다면 더욱 거센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국가적으로 중요한 핵심기술에서 한국과 중국 간 격차가 2010년 2.5년에서 지난해 1.9년으로 좁혀졌다고 한다. 핵융합기술은 중국과 동등하며, 우주발사체 개발, 자원탐사 등 13개 분야는 오히려 중국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시장에서 수위를 지키고 후발주자들 추격을 뿌리치는 길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밖에 없다. 이를 통해 소비자 요구를 선도하는 제품으로 승부해야 함을 우리 업체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