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레일 사고, CEO 3개월 空席 등 정부 책임도 크다(2013.9.2.)

joon mania 2015. 8. 20. 17:44
코레일 사고, CEO 3개월 空席 등 정부 책임도 크다(2013.9.2.)


지난주 말 대구역에서 열차 3편이 추돌해 경부선 상ㆍ하행선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가 어제 오후부터 재개됐다. 사고 열차에는 승객 1366명이 타고 있었지만 저속으로 운행 중이었던 덕분에 부상자 4명 외엔 인명 피해가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대구역에서는 5년 전인 2008년 2월에도 무궁화호와 화물열차 간에 측면끼리 부딪치는 사고가 있었는데 또 이번에 유사한 사고가 터졌고 일선 열차에서 일하는 관리요원들 잘못이라니 기가 막힌다. 첫 번째 추돌사고는 앞서 가던 KTX 열차를 들이받은 무궁화호 기관사나 여객전무 그리고 관제실 사이에 의사소통 잘못으로 빚어졌다는 게 그동안 조사한 결과다. 무궁화호 기관사가 신호를 오인해 출발했다면 이런 상황을 야기한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지도 살펴야 한다. 기관사에게 1차 출발신호를 전달하는 무궁화호 여객전무가 직전까지 10년 이상 관련 일을 하지 않은 역외 근무자였다고 철도노조가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휴일 지키기 때문에 인력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는데, 정상적인 여객전무 교육을 거치지 않고 무리하게 일을 맡겼다면 관리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사고 후 경부선 철도 운행이 전면 중단돼 서울, 부산은 물론 사고 지역인 대구 등 주요 역마다 열차표 반환과 문의하는 승객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고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코레일 측 대처는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사고 지역 KTX 정차역인 동대구역에서는 사고 발생 1시간이 지나도록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전화 문의에 설명도 못했다. 경부선 운행 중단 후 코레일은 철도고객센터 전화나 SNS를 통해 재개 여부를 안내한다고 해놓고 상황을 시시각각 알리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전화 자체가 연결되지도 않았다. 종합해 보면 코레일에 총체적인 부실이 첩첩이 쌓여 있음을 금세 알 수 있다. 열차 기관사와 여객전무의 잘못된 신호 교환, 관제실의 통제 실패, 사고 후 이용객에 대한 안내 미숙, 신호체계 관리ㆍ점검 부실 등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궁극적으로는 코레일 사장 자리를 3개월째 비워 놓고 방치한 정부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공공운송 서비스를 책임지는 공기업 수장 하나 제때 뽑지 않은 정부의 임무 방기가 이번 같은 인재(人災)를 낳았다고밖에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