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불량부품 한수원ㆍJS전선 엄하게 문책해야(2013.10.18.)
2014~2015년 준공될 예정이던 신고리 3, 4호기 원전에서도 불량 케이블이 쓰여 전면 교체해야 한다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발표는 원전 불량 부품의 끝이 대체 어디인지 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각각 설비용량 140만㎾의 원전 2기 준공이 1~2년 늦어지게 됐으니 전력수급 차질로 내년 여름에도 전력비상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케이블 교체는 고장난 부품을 바꿔 끼우는 차원이 아니라 사실상 부분적인 재시공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공정도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지난 5월 말 부품시험성적서 위조 사건 때 신고리 1, 2호기 등에 쓰인 제어케이블이 JS전선 제품이었으니 같은 회사 제품을 택한 신고리 3, 4호기에 대해 응당 교체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 아무리 가동하지 않은 상태라지만 일단 재시험을 해보자는 건 안이했다. 4개월간 손놓고 재시험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가 이제야 해외로 나가 대체 부품을 찾겠다는 데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다. 전력난을 피하려 신규 원전을 빨리 준공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결정적인 오판을 한 것이니 이런 결정을 내린 책임을 산업부와 한수원에 물어야 한다. 불량 케이블을 생산한 JS전선에는 배상책임을 지워야 한다. 이제 2기의 원전을 빼고 전력수급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산업부가 올 초 발표한 제6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내년 여름 설비용량은 8699만㎾, 최대 전력수요는 8032만㎾로 예비력은 667만㎾가량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전력수급의 마지막 방어선인 500만㎾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여름 전력 부족 해소와 신고리 3호기 준공 시기에 맞춘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강행했는데 난감하게 됐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이미 공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송배전시설을 원전보다 먼저 설치하는 게 통례이니 이미 시작한 공사를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