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재촉하는데도 投資 줄어든 까닭(2013.10.29.)
올해 3분기까지 국내 기업 설비투자가 77조555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되레 5% 줄었다는 통계는 기업들이 처해 있는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망한 30대 그룹 올해 투자액이 155조원이었는데 이에 도달하려면 4분기에만 최소한 15% 이상 투자가 늘어야 하니 이런 추세로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1.1%로 나오면서 올해 정부 전망치 2.7%는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 성장에 최대 관건인 기업 투자는 이렇게 기대에 못 미치니 속 빈 강정에 그칠 수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실적에서 이미 나타나듯 기업 투자는 크게 위축돼 있다. 대학을 졸업한 새내기들 구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채용 규모는 몇몇 기업을 제외하면 거의 제자리에 머물고 되레 구조조정 고삐를 죄는 기업도 있다. 불확실성이 높아져가는 대외 환경과 기업 때리기로 흘러가는 대내 환경에서 기업들은 고용과 투자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삼성전자 한 기업의 독주를 빼면 한국 경제 전체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꺼져가는 성장엔진을 살리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 투자를 끌어내는 데 총력을 모아야 한다. 아울러 창조와 혁신을 이뤄내는 도전의식에 가득 찬 기업가 정신을 시급히 되살려야 한다. 어제부터 시작돼 나흘간 이어지는 기업가 정신 주간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기업가 정신은 나라를 일으키고 한강의 기적을 이룬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투자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건강한 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겠다"고 강조했다. 통상임금 범위 논란이나 기업 지배구조에 변화를 강제하려는 상법 개정안 등 기업 경영에 부담을 주는 요인은 빨리 정리해야 한다.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곳은 국회다. 여야는 정쟁에 함몰되지 말고 한시바삐 기업 활력 회생 관련법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