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나기式 정책 발표가 불안해 보이는 까닭(2014.2.7)

joon mania 2015. 8. 27. 16:19
소나기式 정책 발표가 불안해 보이는 까닭(2014.2.7)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요즘 정부 부처에서 정책 발표가 소나기처럼 줄을 잇는다. 지난 3일엔 박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관광진흥확대회의에서 '내수 관광 육성'을 골자로 한 계획이 나왔다. 4일엔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일하는 여성의 경력 유지를 위한 육아휴직 촉진과 보육, 기업체 지원 방안을 내놨다. 5일엔 해양수산부가 인천 영종도 매립지에 2020년까지 세계 수준 관광ㆍ레저 복합리조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제부터 부처별로 대통령에게 올해 업무보고를 시작했는데 이와 별도로 굵직한 정책들을 속속 내놓는 걸 보면 국정이 원활하게 굴러가고 있다는 희망도 부풀게 한다. 하지만 하나씩 따져보면 정책마다 이른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중점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내수 활성화에 엮여 기대효과가 뻥튀기 되거나 설익은 측면도 적지 않게 보인다. 관광 진흥 방안으로는 근로자 휴가비를 지원하고, 봄ㆍ가을에 초ㆍ중ㆍ고교 자율 휴업을 유도한다는 정도인데 목표는 2017년까지 관련 분야 일자리를 100만개로 늘리고, 국내 시장 규모를 30조원으로 확대한다고 잡았으니 과장이란 느낌도 든다.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한 정책도 박근혜정부 역점 사업인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당장 비용을 부담할 기업 측에서 아쉬움을 표하고 나섰다. 경영자총협회가 제도 도입으로 직접 영향을 받는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도 안 하고, 기업 현실과 근로자 선호를 고려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발표했다고 한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자칫하면 여성 고용만 줄여놓을 수도 있다. 쏟아지는 정책들이 이달 25일 박 대통령 취임 2년째를 맞아 건수 올리기가 안 되게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실현 가능성이 정책의 생명력이다. 며칠 만에 급조한 듯 내놓는 정책은 탈이 나게 마련이고 국민적 반감만 키울 뿐이다. 박 대통령이 누차 지적했듯이 정부 정책은 '국민이 효과를 느끼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