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東部회장이 구조조정 걸림돌이란 지적 (2014.4.8.)
산업은행이 동부그룹 측에 패키지로 매각하도록 요구한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에 인수 후보인 포스코 측 실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동부 측이 제한경쟁 입찰방식을 통해 값을 올려 받겠다는 식으로 시간을 끌며 전체 구조조정 작업의 발목만 잡고 있는 것이다. 채권단은 동부그룹에 핵심 자산을 팔겠다 해놓고 오히려 매각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약속한 자산 매각을 서두르라고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지난 주말엔 금융감독원까지 나서 동부 측에 조속히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라고 재촉했다. 채권단에 이어 감독당국까지 가세한 걸 보면 동부 측 태도에 분명 문제가 많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3조원 규모 자구계획을 내놓으며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대상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계열사 중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항만, 동부발전당진 지분,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동부팜한농 유휴용지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현재까지 실제 매각한 업체는 동부익스프레스뿐이다. 이렇게 재무구조 개선이 늦어지자 동부 계열사 신용등급은 속속 강등되고 있다. 동부그룹 구조조정 지연은 김준기 회장이 경영권에 집착해 실질적으로 돈 되는 자산 매각에 단안을 내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말 자구계획을 발표한 뒤 채권단 측에서 1조원가량 자금을 지원받아 급한 불을 꺼놓고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는 것이다. 최근 동부제철과 동부건설 유상증자에 계열사 직원까지 강제로 동원해 할당했다는데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매각 적기를 놓치면 자산가치는 갈수록 떨어져 화를 키운 전례를 김 회장은 명심해야 한다. 얼마 전 동양그룹과 STX그룹 경험에서 여실히 입증된 바 있다. 동부그룹 유동성 위기는 그 자체에서 그치지 않고 금융시장 전체적인 불안요인으로 전염돼 문제가 커진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고삐의 강도를 더 높여야 할 것이다. 김 회장은 당장 자산 매각에 진정성을 보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