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본격화하는 아시아 통화전쟁 긴 호흡으로 대응을(2014.4.10.)

joon mania 2015. 8. 27. 17:03
본격화하는 아시아 통화전쟁 긴 호흡으로 대응을(2014.4.10.)


달러 대비 원화값이 어제 외환시장에서 1041.40원까지 갔다. 원화가치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기 전인 2008년 8월 이후 5년8개월 만에 최고치다. 어제 외환시장에는 당국의 특별한 개입이나 제동이 없었다. 24개월째 이어진 경상수지 흑자 행진 등 원화값 강세를 유도할 요인도 많다. 원화값은 올해 초 한때 1050원대 아래로 갔다가 이후 석 달 이상 1060~1070원 박스권에 머물렀는데 마침내 1050원 선이 깨져 강세를 더 이어갈 수도 있어 보인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각국은 수출경쟁력을 높이려 안간힘이다. 경쟁적으로 통화 가치 하락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글로벌 통화전쟁이 시작됐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연 0.25%로 낮춰 통화 가치 절하에 먼저 나섰다. 미국 중앙은행(FRB)이 단계적인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돈을 푸는 데다, 일본은행도 양적 완화를 유지하면서 유로화 가치가 달러나 엔화에 비해 상승하자 유로존만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선진국 양적 완화로 촉발된 환율전쟁은 신흥국가들까지 가세해 전방위로 확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급격히 하락한 위안화가 아시아에서 환율전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17일 위안화 환율 하루 변동폭을 종래 1%에서 2%로 확대했다. 하지만 조치 전에 이미 위안화는 지난해와 달리 과도한 약세를 보여 경기 둔화 염려를 떨치고 수출업체를 돕기 위해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미국이 이에 불만과 염려를 표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미ㆍ중 간 무역갈등이 고개를 들 조짐도 있다. 중국ㆍ일본 통화 약세 가속화는 한국 수출기업에 위협적이다. 가뜩이나 한국 경제는 소비와 투자 두 축이 살아나지 않고 수출에만 기대고 있는데 원화 강세는 이마저 궁지에 몰아넣을 것이다. 정부와 기업 모두 신(新)환율전쟁에 대응할 전략 수립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