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만원권 유통 이 정도면 10만원권도 검토해볼만 (2014.6.9.)

joon mania 2015. 9. 1. 11:15
5만원권 유통 이 정도면 10만원권도 검토해볼만 (2014.6.9.)


도입 후 5년 동안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이 43조8500억원으로 국민 1인당 18장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전체 화폐잔액 가운데 비중으로는 발행 첫해 28%에 불과했지만 이제 68%를 차지할 만큼 커졌다. 하지만 시중에 떠돌다 한국은행으로 돌아오는 환수율은 48.6%에 머문다. 1만원권 환수율이 90%대임을 감안하면 5만원권은 안방 장롱이나 기업 금고에 잠겨 있거나 지하경제에 악용되고 있다는 염려를 낳으니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5만원권은 고액권에 익숙하지 않던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휴대하기 쉽고 일상 거래에 편리함을 제공했다. 자기앞수표와 다른 화폐 발행비용 절감 효과도 거뒀다. 10만원권 위주인 자기앞수표 결제량은 2008년 7억3100만장에서 지난해 말 2억3300만장으로 줄었다. 경제 규모에서 한국 위상을 고려해서도 고액권 발행은 오히려 늦은 편이었다. 미국 100달러짜리가 발행된 것은 1914년이었고, 일본 1만엔은 1958년이었다. EU에서는 2002년 500유로(약 70만원)짜리까지 도입했다. 5만원권 수요 증가에는 현금 선호를 늘게 만든 몇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국세청의 전반적인 과세 강화와 함께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졌다. 금융회사 거래 시 금융정보분석원(FIU) 보고 기준이 강화되면서 금융거래 내용 노출을 원치 않는 자산가들이 현금을 선호했다는 분석이다. 저금리 시대에 은행 예금에 대한 이자수익을 받지 않는 대신 회피할 수 있는 세금 규모가 더 크다면 현금을 쌓아두려 할 것이다. 2000년 이후 신용카드 등 현금을 대체할 결제수단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발달하지만 세계적으로 현금 통화잔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100달러짜리 비율이 77%, 유럽은 50유로 이상 고액권 발행비율이 90.4%에 달한다. 1인당 소득과 경제 전체 규모 그리고 물가 수준 등을 감안해 이제 10만원권 발행 필요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