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世智園] 지뢰 제거 캠페인
joon mania
2015. 9. 16. 09:49
[世智園] 지뢰 제거 캠페인(2015.9.11.) | |
1991년 1차 걸프전 때 쿠웨이트 사막지대에는 이라크와 서방 다국적군에 의해 700만개의 지뢰가 뿌려졌다.
쿠웨이트가 종전 후 지뢰제거작업에 들인 돈만 10억달러였다. 지난달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사건 때 부상한 하재헌 하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글을 올렸다. "두 번 다시 나 같은 사고 피해자가 생기면 안 됩니다." 발목을 절단하고 병상에 누운 두 젊은 군인 모습은 지뢰가 얼마나 비인간적인 살상무기인지 다시 일깨웠다. 전문가들은 휴전선 DMZ에 100만발 이상의 지뢰가 매설된 것으로 추정한다. 1㎡당 2.3개꼴로 지뢰매설밀도에서 세계 1위다. 2000년 경의선 철도 건설 합의 후 남쪽 지역 공사에서만 3만6000여 발의 지뢰를 제거해냈을 정도다. 현재의 기술과 능력으로 미확인지대까지 지뢰를 다 제거하려면 40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지뢰사고가 DMZ에서만 나는 건 아니다. 민통선 내 농지나 서해 도서지역, 방공기지 등 후방 군사시설 주변에서도 민간인 피해자를 만든다. 후방지역에 매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뢰도 7만5000여 개다.정부가 마련해 민간인 지뢰폭발 피해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해주는 지뢰피해자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에 들어간 게 올 4월이니 많이 늦었다. 국제사회는 대인지뢰금지협약(일명 오타와 협약)을 맺어 1999년부터 발효시켰다. 비정부단체인 대인지뢰금지캠페인(ICBL)이 주도했는데 당시 대표 조디 윌리엄스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현재 161개국이 참여하고 있지만 남북한은 가입하지 않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60여 개 나라에서 매년 4000여 명이 지뢰사고로 희생되고 있다. 이제 우리도 후손들에게 비극의 씨앗을 남기지 않으려면 지뢰 제거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접근을 제한하는 DMZ는 군의 몫이겠지만, 후방지역에는 민간단체의 활동을 허용해야 한다. 매번 발의만 하고 폐기하고 마는 지뢰제거법도 속히 법제화하기 바란다. [윤경호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