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世智園] 좌초된 1인병실 실험 (2015.10.6.)
joon mania
2015. 10. 7. 09:02
[世智園] 좌초된 1인병실 실험 (2015.10.6.) | |
지난달 초 김승철 이화의료원장은 2018년 개원하는 새 병원의 기준병실을 3인실로 하고, 중환자실만 1인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준병실은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일반병실을 말한다. 기존 대형 병원은 4~6인실을 기준병실로 운영한다. 마곡병원에서는 3인실을 4~6인실과 비슷한 입원비로 이용토록 한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도 8월 초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대형 병원 1~3인실에 건강보험을 적용해주기로 규정을 바꿨다. 43개 대형 병원 1~3인실 1569개 병상에 건강보험이 적용될 수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는 대책이었다. 이화의료원은 지난해 마곡병원 설립계획을 밝혔을 때 전 병실의 1인실화를 내세워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재정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듯하다. 실제로는 최종 결정 때 의료 분야 비전문가인 학교재단 이사회 측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전해진다. 이화의료원 측은 아쉬움을 감추기 어려웠던 듯 3인실을 1인실로 전환 가능한 가변적 구조로 설계하겠다고 했다. 의료제도가 성숙하면 1인실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1인병실은 환자 간 감염 위험을 줄이고, 다인실보다 훨씬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도 빨리 정착돼야 한다. 의료 선진국에서는 환자를 비교 모니터링해야 하는 때만 다인실 병상을 활용할 뿐 1~2인실 방식으로 간 지 오래다. 메르스 사태 때 입원실과 응급실 과밀화로 병을 확산시킨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의 뼈아픈 경험을 다시 거론하고 싶지도 않다. 그동안 병원들은 환자 의사와 무관하게 1~3인실을 거치게 한 뒤 싼 다인실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바가지를 씌워왔다. 대형 병원 환자 중 84%가 원치 않는데도 1~3인실에 입원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1인 병실료가 다인실에 비해 최대 8배까지 격차를 보이는 구조도 문제다. 병원은 1인실로도 일정 수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병상가동률을 확보해야 한다. 환자들도 1인실을 특실 개념보다 병원 내 감염 예방을 위한 안전 장치로 받아들여야 한다. 병원과 환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화의료원 마곡병원이 1인병실 시범병원으로 역사에 남았으면 한다. 포기하지 말고 다시 추진하기를 기대한다. [윤경호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