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필동정담] 로드킬과 윈도스트라이크 (2016.1.5.)
joon mania
2016. 1. 4. 18:00
[필동정담] 로드킬과 윈도스트라이크 (2016.1.5.) | |
자연은 하늘에서 땅을 떼어놓았고, 땅에서는 물을 분리했다. 땅은 스스로 생명을 얻어 가이아라는 여신이 됐다. 하늘은 우라노스라는 신이 됐다. 새해 첫날 연휴 때 다시 읽은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에서는 자연의 역할과 생성을 이렇게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서로 떼어낼 수 있는 것을 모두 떼어놓고 이들에게 서로 각기 다른 자리를 주어 평화와 조화를 누리도록 한 것이 자연이었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올해 추진하는 사업 중에 추풍령 생태축 연결과 복원이 있다. 백두대간 중심에 있는 추풍령은 일제 강점기인 1905년 경부선 철도 건설을 시작으로 이후 고속도로, 국도 때문에 곳곳이 단절됐다. 백두대간 단절은 야생동물 이동로 차단을 의미했다. 생태축 복원이라고 내세운 건 폭 50m의 생태통로 3개를 설치해 야생동물의 이동을 돕겠다는 이유 때문이다. 복원 후엔 지리산 반달곰이 월악산을 거쳐 설악산까지 걸어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철도와 도로는 야생동물이 건너다 치여 죽는 로드킬(road kill)을 가져왔다. 도로공사 추산으로는 고속도로에서만 발생한 로드킬이 한 해 평균 3000여 건을 웃도니 심각하다. 도시마다 솟아오른 고층 빌딩 유리창에 새들이 들이받는 윈도스트라이크(window strike)도 비슷하다. 유리에 반사된 하늘이나 나무를 실제인 것으로 착각해 충돌하는 현상이다. 조류의 유리창 충돌을 방지하고 보호하기 위해 맹금류 모양의 스티커인 버드세이버(Bird Saver)를 제작해 배포하는 일도 자연을 복원하려는 노력의 하나다. 보존되고 보호돼야 할 자연은 인간에 의해 오히려 훼손되고 있다. 로드킬이나 윈도스트라이크 같은 자연을 파괴하는 인위적인 환경은 가능한 한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윤경호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