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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동정담] 군(軍)공항(2016.7.6.)

joon mania 2016. 7. 5. 17:57
[필동정담] 군(軍)공항
          

동남권 신공항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냈는데도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이 뒤늦게 수용할 수 없다며 몽니를 부리고 나선 건 인근 K2공군기지 이전 때문이다. 대구에서 가까운 밀양에 신공항을 유치하기는커녕 그마저 날리고, 숙원 사업인 K2공군기지 이전까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저항한 것이다.

2013년 마련된 `군(軍)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하면 군공항 이전은 기부 대 양여 형태로 진행한다. 이전을 원하는 지자체가 기존의 비행장 용지를 매각한 비용으로 새로운 용지에 비행장을 건설하는 방식이다. 밀양에 신공항을 세우면 대구공항을 매각해 7조5000억원대의 K2공군기지 이전 비용을 대려던 계획이 물거품으로 변했으니 가슴을 칠 만하다.

현재 군공항 이전을 논의 중인 곳은 대구 외에 광주 수원도 있다.

군공항 이전 문제는 군산공항 주변 주민들이 2004년 낸 소음피해 배상 소송에 승소한 뒤 유사한 소송이 잇따르며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대구의 K2기지 주변 주민 7만5000여 명도 소송을 제기했고, 2011년 2만6700여 명에게 511억원을 지급하라는 일부 승소 판결이 내려지자 이후 다른 인근 주민들까지 소송에 가세했다.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국방부가 매년 최대 1000억원 이상씩을 배상해야 할 수도 있다. 수원과 광주 공항도 유사하게 줄소송 사태를 맞고 있다.

국내에는 16개 전술 항공기지가 있다.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을 비롯해 원주 청주 강릉 사천 대구 광주 수원 김해 등은 공군에서 관리한다. 포항 목포와 진해비행장 관리는 해군 몫이다. 공군과 해군은 각각 비행단이나 항공전단을 두고 있다. 수색비행장과 속초비행장은 육군에서 관리한다. 인천 김포 제주 양양 여수 무안 울산 등은 상시 주둔 부대가 없는 민간 관리 공항이다. 군산공항은 미군비행장으로 출발해 아직도 미군에서 관리하고 있다. 1992년 한·미 간에 체결한 군산공군기지 사용 협정에서 국내선만 하루 10회 이내 운항을 허용해 국제선은 띄우지 못한다.

민간에서 소유하며 비행훈련 용도로 쓰고 있는 수색 태안 울진과 제주 서귀포 정석비행장 등도 유사시에는 군사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대도시 주변 군공항 이전은 동남권 신공항 못지않은 또 다른 갈등 관리 현안이다. 해법을 찾으려면 민관군 모두 한발씩 양보하고 최적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윤경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