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필동정담] 광명동굴의 기적(2017.4.18.)

joon mania 2017. 4. 18. 07:48

[필동정담] 광명동굴의 기적(2017.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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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명에는 요즘 세인의 입길에 자주 오르는 명소가 하나 생겼다. 광명동굴이다. 2016년 관광공사 선정 한국의 대표 관광지 100선에도 뽑혔다.

2015년 4월 유료 개장 후 234만명이 찾아왔고 125억원의 세외수입을 올렸다. 동굴 운영에 관련된 63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광명시가 경제성 분석기관에 의뢰해보니 30년간 600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5400억원의 수입이 생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수입에서 운영비 등 지출을 뺀 수익을 볼 때 광명동굴의 현재 경제적 가치가 1530억원 정도로 나왔다. 2011년 사들일 때 쓴 43억원에다 진입로 확충과 주차장 조성 등에 국비와 도비, 시비 등 6년간 573억원을 들였다니 어느 민간투자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 성공적인 투자와 개발 사업이다.

동굴 안 350석의 객석 앞 무대에서 오케스트라와 국악 공연이 펼쳐지고, 동굴 벽에 쏘는 판타지 동영상과 그림은 보는 이를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동굴 내 와인 창고와 와인 레스토랑 덕분에 전국의 토종 와인을 끌어모아 와인 한 방울 나지 않은 곳을 대한민국 와인의 메카로 만든 것엔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광명동굴은 폐광이었다. 일제강점기 한창 땐 금, 구리, 아연 등 다양한 광물을 캐던 시흥의 가학광산으로 1960년 말 초등학교 사회과 지도에 실릴 정도로 유명했다. 그러나 소유주가 바뀐 후 40여 년간 사실상 방치해 새우젓 저장고로 빌려주고 있었다.

2010년부터 시정을 맡은 양기대 광명시장은 `폐광과의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술회한다. 버려진 곳을 과감하게 사들이고 확실하지도 않은 미래의 가치를 위한 개발 비용을 쏟아부을 때 주변의 적지 않은 우려와 반대에 봉착했지만 헤쳐나가 결실을 이뤄냈다. 그래도 그는 중심성성(衆心成城) 덕분이라고 자신을 낮춘다.

여러 사람의 뜻을 합치면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담당 공무원들이 헌신적으로 맡아줬고 시민들이 성원을 보내 일궈낸 일이라고 양 시장은 겸양을 부린다.

최초 검토부터 현재까지 2300여 일간의 동굴 개발 스토리를 담아 양 시장이 지난달 말 펴낸 `폐광에서 기적을 캐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희망을 봤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혁신의 실마리도 함께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