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모뉴엘 사태 은행은 물론 금감원 책임도 크다 (2014.10.24.)
joon mania
2018. 11. 30. 17:35
[사설] 모뉴엘 사태 은행은 물론 금감원 책임도 크다 (2014.10.24.)
은행에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모뉴엘에 대해 당국이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섰다고 한다. 금융감독원은 기업ㆍ산업ㆍ외환 등 여신 은행들의 부실 대출 심사 여부를 점검하고 분식회계 여부를 따지는 감리 착수도 검토하고 있다. 관세청도 모뉴엘이 서류 조작으로 규모를 부풀려 수출채권을 금융권에 판매한 혐의를 두고 관세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지난해 매출 1조1409억원에 영업이익 1100억원을 올린 중견기업이 느닷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다 금융권 여신이 6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은행과 감독당국은 뭘하고 있었는가. 모뉴엘은 로봇청소기 등으로 급성장한 가전업체다. 빌 게이츠가 2007년 세계가전박람회(CES) 기조연설에서 주목할 회사로 지목해 시선을 끌었다. 특히 올 4월 주채권은행의 기업 신용위험평가에서 3년 연속 흑자를 냈고, 이자배상비율이 1을 넘는 등으로 세부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을 정도였다. 매출채권을 은행에 넘기고 현금을 조달해왔는데 단기간에 수출 규모를 키운 듯 위장해 운용하다 결국 좌초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의 경우 연 매출에 맞먹는 1조586억원어치의 매출채권을 넘기고 현금을 조달했다니 올 2월에 드러난 KT 자회사 협력업체 3000억원 대출 사기의 확대판이다. 이런 기형적인 행태를 보이는데 여신 은행과 감독당국이 보고만 있었다니 어이가 없다.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책임 소재를 엄격히 따져야 할 것이다. 무역보험공사도 모뉴엘에 대한 은행의 외환대출 중 3300억원가량 보증을 섰는데 현장 실사는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다. 무역보험공사는 모뉴엘이 일부 은행에 수출환어음 결제를 연체하자 법정관리 신청 일주일 전에야 수출채권 매입 중단을 통보했다니 뒷북을 친 꼴이다. 빌 게이츠 같은 거물이 칭송하고 매출액이 갑자기 늘어나는 회사일수록 사기 행각이 나오는 법이다. 감독당국이 그런 점을 보지 못했다면 직무유기다. 차제에 70조원 수출금융 전체를 점검해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