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정상회담 내비치며 손잡겠다는 北中 변화 주시해야(2015.3.9.)
joon mania
2018. 12. 3. 16:14
[사설] 정상회담 내비치며 손잡겠다는 北中 변화 주시해야(2015.3.9.)
어제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회에서 왕이 외교부장이 북·중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언제든 급변할 수 있는 국제정치의 역학 구조를 잘 보여준다. 왕 부장은 "중·북 관계의 기초가 매우 튼튼하기 때문에 특정 시기와 개별적인 일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의미심장한 설명까지 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이 이제 양국 간 전통적인 우의를 중시하겠다는 신호를 비친 것이다. 올해는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으로 중국도 9월 대대적인 항일전쟁 승리 기념식에 각국 정상을 초청할 예정인데 북한도 끌어안겠다는 의사인지 주목된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회동 기회는 올해 몇 차례 열려 있다. 우선 오는 4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비동맹외교 무대에 김정은이 김일성 따라하기 차원에서 첫 해외 방문과 함께 정상외교 데뷔로 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5월로 잡힌 러시아 주최의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행사도 김정은의 참석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두 자리에 시 주석은 참석할 것으로 보이니 김정은이 간다면 북·중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러시아에 갈 경우 남북 정상 간의 만남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북·중 간에는 김정은 체제 출범 후 이른바 순망치한의 혈맹 관계를 무색하게 만든 일들이 적지 않았다. 북한의 핵개발과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중국은 노골적인 불만과 함께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했고, 시 주석이 평양보다 서울을 먼저 방문했을 정도였다. 중국이 북한을 냉랭하게 대하는 사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은을 끌어당기며 견제구 외교를 펼쳤다. 하지만 이달 초 중국 외교부가 김정은의 생일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선린 우호와 협조 강화를 담은 북·중 관계의 이른바 '16자' 기본 원칙을 강조하고 나서는 등 상황이 다소 달라지고 있다.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 등 몇몇 사안에는 북한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북핵 해법을 위한 6자회담 재개에 공을 들여야 하는 우리로서는 북·중 관계 변화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정치 환경은 급변하는 게 속성이니 이에 맞춰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