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저금리 반영 못한 국민연금 재정추계 다시하라(2015.3.17.)

joon mania 2018. 12. 3. 16:17

[사설] 저금리 반영 못한 국민연금 재정추계 다시하라(2015.3.17.)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을 현실을 무시한 채 높게 잡는 등 재정추계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하고 있다는 감사원의 지적은 옳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감사원이 작년 9월 실시한 운용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토대로 내놓은 의견에 대해 겸허하게 수용한 뒤 과학적으로 분석해보고 개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감사 의견에 따르면 복지부가 내놓은 3차 국민연금 재정추계에서 2015~2019년 연평균 7.2%의 수익률을 기록해 기금 규모가 2019년 772조원에 달할 것이라지만 부풀려 잡았다는 것이다. 2008년 연 7.0%였던 회사채 수익률이 2014년 연 2.9%로 하락하고 있었는데도 이를 감안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기금 소진 시기로 잡은 2060년도 잘못 추산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금의 예상 수익률을 1%포인트 높이면 기금 소진 예상 연도가 5년씩 연장되는데 실제보다 3%포인트 높게 잡았다면 기금 소진 시기는 예상보다 훨씬 빠른 2045년이 될 수 있으니 심각한 문제다. 민간에서는 기금 소진 시점을 2052년쯤으로 앞당겨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있을 정도이니 진지하게 재산정해봐야 한다. 재정에서 몽땅 뒤집어쓰지 않으려면 현행 9%인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려야 할 텐데 가입자의 반발을 예상하면 난감한 일이다.
이번 감사 결과 위탁운용사가 금융 사고나 부실 발생 시 배상할 수 있는지를 따지지도 않고 기금을 맡긴 것으로 드러났는데 한심한 관리 행태다. 수백조 원의 국민연금기금 운용 위탁 규정이 이렇게 허술하다면 즉시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식의 엉터리 재정추계와 엉성한 관리는 국민연금의 신뢰만 떨어뜨릴 뿐이다.
1988년 출범 때 50조원 시대에 맞춰 설계한 지배구조와 운용관리 체계는 1000조원 시대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 기금운용본부를 독립시키고 운용위원회의 전문성을 끌어올리는 게 시급하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현재 명목상 46.5%인데 정부는 2028년까지 이를 40%로 낮추는 중이다. 이렇게 허리띠를 졸라매도 2044년엔 가입자보다 수급자가 많아져 적자에 돌입하고 2060년엔 완전 고갈된다는 것이니 획기적인 개편으로 활로를 마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