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IMF 엔저 경고 日의 근린궁핍화에 대한 질책이다(2015.7.27.)

joon mania 2018. 12. 5. 11:23

[사설] IMF 엔저 경고 日의 근린궁핍화에 대한 질책이다(2015.7.27.)


      

국제통화기금(IMF)이 일본 엔저에 대해 보낸 경고는 다각도의 의미를 갖는 것이어서 주목해야 한다. 이번 의견은 IMF가 일본 정부와 가진 연례협의 후 내놓은 것인 만큼 그동안 정책에 대한 평가와 조언을 함께 담고 있다. IMF는 올해 달러당 엔화값 전망치를 120엔으로, 내년엔 119.2엔으로 각각 내다봤으니 엔저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엔저에 의존하면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 노력을 게을리해 무역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으니 대비하라고 지적했다. 구조 개혁 없는 양적완화 일변도는 국내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노동시장 공급 확대와 농업 및 서비스 영역 개방도 주문했다.
일본에 의도적인 엔저 정책을 중단하라는 압박은 이미 여러 곳에서 제기됐다. 미국 상원은 지난 5월 환율조작국가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과 가격 덤핑으로 공세하는 중국을 겨냥했다. 미국 재무부도 의회에 전달한 교역국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일본의 지나친 통화정책 의존이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방미와 G7 정상회의 등을 통해 미국과 EU 국가들에서 엔저 정책을 용인받는 경제외교로 입지를 되레 굳혀가고 있다.
일본 경제는 엔저 효과 외에도 임금 상승에 따른 내수 확대, 유가 하락, 기업 투자 확대와 순익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 0.8% 그리고 내년엔 1.2%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IMF는 예상했다. 하지만 무제한 양적완화와 재정정책으로 엔저라는 성과를 이끈 아베노믹스는 주변국엔 어려움을 주고 나 홀로 살겠다는 근린궁핍화 정책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100엔당 940원대까지 간 원·엔 환율은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우리 수출기업의 발목을 잡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지금 같은 글로벌 시대에 발권력으로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유도해 인접국의 경쟁력을 빼앗는 이기적인 정책인데 이를 국제사회가 용인해서 되겠는가. IMF가 일본에 엔저를 경고한 것은 구조개혁을 함께 하라는 주문으로 포장돼 있지만 근린궁핍화를 중단하라는 준엄한 요구가 함께 담겨 있음을 읽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