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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중립 외면한 선거 주무장관의 부적절한 건배사(2015.8.25.)
joon mania
2018. 12. 5. 15:55
[사설] 정치중립 외면한 선거 주무장관의 부적절한 건배사(2015.8.25.)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그제 열린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 만찬 자리에서 '총선 필승'이라고 외치는 건배사를 했다고 한다. 다른 정부 부처 장차관들도 함께 있었던 자리라는데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승리를 다짐하는 뉘앙스로 외친 구호로 보인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당장 선거관리 주무 부처로 가장 중립을 지켜야 할 장관의 본분을 망각한 망발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새누리당 측은 덕담 수준의 건배 구호까지 정치적 관점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박했지만, 정 장관의 행동은 아무리 해명해도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은 국가공동체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공무를 수행한다. 항상 공평무사해야 하며 개인이나 특정 단체의 이해를 떠나 공공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 의사결정과 행동을 요구한다. 그런 이유에서 특정 정당 가입이나 각종 선거에 개입하는 등의 정치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 헌법 제7조에서는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을 법률로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공직선거법에서는 공무원의 정치중립 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행자부는 선거사범을 단속할 경찰청을 산하기관으로 두고 있다. 더욱이 정 장관은 서울대 교수 출신의 헌법학자였으니 공무원의 정치중립 규정을 모를 리 없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이 건배사에 새누리당이라는 구체적인 명칭도 쓰지 않았으니 문제 될 게 없다고 했지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다. 정부와 여당은 한 몸처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해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각종 정책 협의와 추진에 국한돼야 한다. 정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의사를 갖고 있다면 현재는 행정부 공무원 신분인 만큼 더더욱 선을 지켰어야 했다. 현재 내각에는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를 합쳐 5명의 새누리당 의원이 부처 장관으로 사실상 겸직을 하고 있다. 관련법에 선거 90일 전까지는 공직에 몸담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법적으로 문제는 아니지만, 선거에 임박할수록 이들의 중립성 논란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사자들이 먼저 법의 테두리를 지키고,국민에게 외면받을 가벼운 언행을 삼가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