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中, 군사굴기 넘어 국제사회 책임있는 역할 늘릴때다(2015.9.4.)
joon mania
2018. 12. 5. 16:23
[사설] 中, 군사굴기 넘어 국제사회 책임있는 역할 늘릴때다 (2015.9.4.)
중국이 어제 전승절 70주년 기념식에서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를 통해 전 세계에 의미 있는 여러 메시지를 던졌다. 자체 개발한 첨단 무기로 군사력을 과시함으로써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선 국가 위상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열병식에는 박근혜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 50여 명이 함께했다. 시 주석은 기념사에서 인민해방군 병력 30만명 감축을 전격 선언했다. 중국 국방력 강화가 전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평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을 강조해 군사력 과시를 걱정스럽게 보는 서방국과 주변국의 염려를 불식시키려는 취지로 보인다. 중국 대외정책은 덩샤오핑의 도광양회(진정한 실력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림)에서, 후진타오에 와서는 화평굴기(평화적으로 우뚝 섬)로 들어섰고, 시진핑 체제에서는 힘을 보여주는 대국굴기에 접어들었다. 중국의 굴기 외교는 부상하는 중국을 향한 서방 국가들 견제에 대응하려는 정책이었다. 대내적으로는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 성장을 이뤄내고, 대외적으로 우호와 번영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국제사회에서 중국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G2로서 위상을 굳히면서 마침내 이번 열병식으로 표출된 군사굴기까지 도달한 상황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인정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역할을 한층 성실하게 수행해야 가능하다. 대내적으로는 고속성장 시대에서 벗어나 양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위한 구조 변화인 신창타이(新常態)를 정착시켜야 한다. 중국을 세계 경제 불안의 진앙지로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영유권 분쟁이나 북핵 해결을 포함한 동북아 안보에 패권국이 아닌 조정자로서 주변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개발원조나 기후변화 등 국제사회 공적 이슈에 대해서는 세계 2위 경제 규모에 걸맞은 기여로 이어져야 한다. 어제 열병식이 열린 톈안먼 광장을 26년 전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을 무력으로 진압했던 장소로 계속 기억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이런 힘든 과거를 딛고 일어나 인류 공통의 가치를 공유할 만큼 변했음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