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기업發 경제위기 안오도록 좀비기업 정리 서둘러라 (2015.10.2)

joon mania 2018. 12. 5. 16:57

[사설] 기업發 경제위기 안오도록 좀비기업 정리 서둘러라 (2015.10.2)


     

최근 3년 연속 부채의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장기업이 234개나 된다는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매일경제가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1684개 기업 재무제표를 분석해 나온 것인데 상장기업 7개 중 1개꼴로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돌아 정상적인 기업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중에는 30대 그룹 계열사도 포함돼 있는 데다 부실 기업들이 빌린 부채 규모가 갈수록 늘고 있어 자칫 한국 경제를 흔들 뇌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니 신속히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기업 활동을 해봐야 이자도 못 내는 좀비 기업들이 끌어다 쓴 부채는 2005~2007년만 해도 연평균 22조원이었으나 2012~2014년에 94조원으로 4배가량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이후 저금리 상황에서 빚만 늘려 연명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금융당국이 이들을 수술하는 데 미온적이었고 좀비 기업 연명에 국책은행을 활용하다 오히려 곤경에 빠뜨리는 우를 범했다는 점이다.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정리하고 매각하는 데 적기를 놓친 뒤 대거 떠안아 130개 자회사를 보유한 공룡으로 변했다. 수출입은행은 조선업과 해운업 침체와 함께 갑자기 늘어난 부실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0.01%까지 떨어져 국내 18개 은행 중 최하위로 밀리는 지경까지 갔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올 들어 수출은 9개월째 감소세고 소비 위축으로 내수마저 흐느적거린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조짐에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예고 등 외부 여건도 어둡다. 총수요가 이렇게 줄어드는 판에 살아날 가망이 없는 좀비 기업에 연명용 자금을 투입하는 우를 더 이상 이어가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최근 3년 연속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부터 우선적인 수술 대상으로 삼는 구조조정 잣대는 활용해볼 만하다.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쓰러지는 기업이 늘면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의 손실로 전이될 터이니 1997년 외환위기 때 겪었던 기업 도산과 그로 인한 금융권 부실화라는 악순환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당국과 채권은행은 좀비 기업 부채가 국가경제 전체를 흔드는 시스템 위기로 번지기 전에 과감한 수술에 나서 뇌관을 제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