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北 '수소탄' 핵실험으로 얻을 건 고립뿐이다(2016.1.7.)
joon mania
2018. 12. 6. 16:22
[사설] 北 '수소탄' 핵실험으로 얻을 건 고립뿐이다(2016.1.7.) |
김정은 체제 변화 기대 또 물거품 |
핵 비대칭 대응전략 다시 짜고 北비핵화 유도 국제공조 강화해야 |
북한이 어제 낮 특별중대발표를 통해 공개한 수소탄 핵실험은 예상치 못한 기습적인 도발이어서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예고한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달 15일 이미 핵실험을 지시해놓고 닷새 전 신년사에서는 핵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다가 지난 3일 최종 서명을 할 정도로 면밀히 준비했다. 하지만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이를 전혀 감지하지 못한 채 뒤통수를 맞았다. 정부는 강력한 규탄 성명과 함께 핵실험에 상응한 대가를 치르도록 동맹국과 협력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고,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유엔도 북한 도발이 제재 위반에 해당하는 만큼 '트리거 조항'에 따라 안보리 긴급회의를 즉각 소집했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2006년과 2009년, 2013년에 이어 네 번째다. 북한은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고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도록 소형화와 경량화도 이뤄냈고 주장했다. 장거리미사일을 먼저 발사하고 핵실험에 나서는 통상의 순서를 이번에는 뒤집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도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을 거의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니 핵보유국으로서 갖춰야 할 여러 조건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지진파의 규모로 볼 때 수소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증폭핵분열탄이라도 일반 핵폭탄보다 2~5배 위력이고, 수소탄이라면 최소 100배 이상이니 여하튼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려던 그간의 노력을 한 방에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린 셈이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위상을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자신하겠지만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더욱 가속시킬 자충수를 뒀음을 곧 알게 될 것이다. 김정은은 본인 생일 이틀 전에 실험을 강행해 자축하려 했을지 모르나 오히려 무모한 도발 의지만 확인시킨 꼴이다. 올 5월 치를 제7차 노동당대회를 앞두고 대외 이미지 제고에 나서려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국제사회의 기대를 한발에 걷어차버렸다. 이달 하순 스위스에서 열릴 다보스포럼에 리수용 외무상을 보내 국제사회에 개방 의지를 보이려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갖게 했는데 찬물을 끼얹었다. 과거에는 핵실험 직전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 사전 통보를 했는데 이번엔 중국에조차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북·중 관계도 더욱 냉각될 것 같다. 김정은은 대외 관계 개선보다는 내부 통치 강화를 위해 군사적 능력과 자신감을 과시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8·25 합의 후 이산가족 상봉 외엔 진전이 없었던 남북 관계는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명백한 도발에 부딪혔으니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핵보유국을 기정사실화하려는 북에 대해 우리의 전략적 대응 방안도 폭을 넓혀 설정해야 한다. 북한과 확연하게 비대칭 상태인 우리의 핵전력을 어떻게 보강할지에 대한 다각도의 검토도 필요하다. |